2015 년, 내 프로그래밍 언어는 …

2014 년, 내 프로그래밍 언어는 … 에 이어서.

작년 한 해 동안 주로 사용한 언어는,

  • C++ (제한적인 C++1x,y,z)
  • Python
  • …과 거의 비등한 양의 shell script (거의 bash 지만)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게임 서버 엔진 (+ 이걸로 만드는 게임 서버 혹은 게임 서버 개발 지원) 으로 거의 C++ 만 쓰고 지낸 듯 하다. 그래도 엔진 자체만 빼고는 C++11 이후를 써도 되서 꽤 편하게 짠 듯.

Python은 대략 이전에도 썼던 log 분석, 웹 서비스 stub 등에서 많이 썼고, bash 는 패키징 (.deb, .rpm …) 할 때 주로 썼으니..

올해도 아마 C++을 제일 많이 쓰는 한 해가 될 것 같구만.

리뷰: 마션 – 리들리 스콧

2D로 보고 옴. 나쁘진 않았지만 — 영상만 보면 훌륭한 편이었고 — 맘에 썩 드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서 좀 아쉬운 영화.
원작 유지에 목 매는게 아니고, 볼거리도 많은 편인라면 볼만함. 특히 하드SF 류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추천.

이하엔 원작 (마션 – 앤디 위어) 과 영화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니 주의

원작에서 워트니가 독백하는 부분이 많은데 대략,

  • 자신이 ㅈ 되었음에 대한 한탄
  •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한 과학적 분석
  • 이런 계산이 되니까 가능은 하다

가 있고, 이거랑 대비되는 NASA 측 인물들의 생각이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 처리를 어떻게 하나했는데, 대부분을 지워버림. 뭐 영화적 허용이라고 하자 (…).

다만 사라진 주요 장면들이 있는데:

  • 접지 문제로 패스파인더 통신 모듈 날려버리는 부분
  • MAV를 향해 이동할 때 폭풍이 오고 이걸 어떻게 인지 하고 탈출 하는지에 관한 부분
  • 헤르메스 호 인원들이 지구를 이용한 sling-shot 할 때 가족들과 교신하는 부분이 있는데, 영화에선 아주 편리하게도 “실패하면 어쩌나”를 무시하고 지나감

난 이게 원작의 본질적인 테마랑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데 — 현실 인식 + 해결책 + 안되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래서 보는 내내 찝찝했음. 뭐 이 부분은 헐리웃 영화론 부적절했을지도.

마지막으로, 귀환 이후 부분은 왜 필요한거야? 원작에서 헤르메스 호에 도착하는 걸로 — 그리고 냄새 (…) 에 대한 동료들이 반응이 나오는 걸로 — 끝나는게 참 매력적이었는데; 굳이 저런 사족을 달 필요가 있었나 싶다.
짧지 않은 — 광고 포함 2:30쯤? — 상영 시간이었는데 원작을 어느 정도 담아내면서도 헐리웃화 했다는 면은 성공적일지도.

리뷰: The Dark Forest – Liu Cixin

얼마 전에 읽었던 삼체 – 류츠신 의 후속작. “지구의 과거 3부작” 이 정식 명칭이긴 한데 다들 “삼체 3부작”이라고 부르는 듯. 하여간 여기의 2편. 원제는 “黑暗森林”이니 “어두운 숲” 정도로 번역 될려나…
씨리즈 2권이니 만큼 이하 내용은 전부 스포일러 포함 (전작이든, 이 책 자체든)

전작 엔딩에서 삼체인의 함대가 출발하고, 그 전에 광속으로 쏜 Sophon (양성자에 담긴 삼체인이 슈퍼컴퓨터) 이 지구로 날아오는 상태. 그리고 이 sophon 이 입자 물리학에서 인간이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걸 방해한다. 이 상태에서 삼체인들에게 숨길 수 있는 건 “인간의 마음” 밖에 없는 상태고, 그 상태에서 “Wall facer project”가 시작하면서 검은 숲 (the dark forest) 시작. 간략한 소개문을 보고 너무 읽고 싶어서 영문판 ebook으로 읽었음.

SF 소설 설정으론 근래 읽어 본 것 중에 굉장히 맘에 드는 편. 많은 소설이 소설적인 장치에 가까운 기술발전, 우연, 운 (혹은 콘수(?)) 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되곤하는데, 이 책에선 그런 방향은 아니라서 맘에 들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 그리고 스포일러 를 포함해서 말하자면.

  • 과학 발전이 막힌 상태; 완전히 막힌건 아니지만 현재 수준의 양자 역학을 더 발전시키는 건 불가능해진 상황 (Sophon 때문에)
  • 삼체인의 과학기술은 더 발전해 있는 상태. 광속의 10% 정도의 속도까지 가속할 수 있고, 더 높은 차원에 대한 이해 — 소설 속에선 소립자 물리학의 발전이 필요한 것으로 묘사 — 가 이루어진 상황.
  • 삼체인의 함대는 그런대로 긴 시간 (=450년 정도?) 후에 도착하는 상태
  • Sophon의 힘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순 없으니 몇 명의 사람을 동원해서 거의 무제한 적인 자원을 주고 / 냉동 수면을 통해 긴 시간도 줘서 이걸 막아보려 시도하는 상황
  • 과학기술의 차이 때문에 패배주의가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

이란 설정. 그래서 “거의 현재 수준의 과학기술” + “양자역학의 도움 없이도 발전할 수 있는 아주 일부의 기술” + “인간의 계략”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 그래서 며칠 간 즐겁게 읽었다.

여기서부터 이 책의 스포일러 포함.

주인공인 Luo Ji 는 꽤 재밌는 캐릭터였는데, 최종적으로 !! 한 선택을 하는 것은 훌륭했다. 클라이막스처럼 보였던 지구 함대 (정확히는 우주함대 3국(?)) 의 출정 이후에 벌어지는 것도 내가 생각한 전개 — 게임 Civilization을 할 때 처럼 과학기술의 벽 때문에 패망하는 상황 — 이 되는 것도 좋았고. 도입부에서 예원제와 대화한 부분이 중간에 Luo Ji 의 유일한 Wall Facer 적인 행위 — 신호 보내기 — 로 연결되는 것까진 예측 가능한 범위였는데, 마지막 부분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훌륭한 마무리였다고 생각.

다른 Wall facer — 이거 면벽 같은걸로 번역할 것 같긴한데 — 들의 사고 전개도 꽤 괜찮았고, 이에 대항하는 삼체교(?)의 행동도 재밌게 봤다. 그리고 패배주의, 다시 부흥기를 통해 대항 시도를 한다 — 하지만 망하지만(…) — 전개도 괜찮았다.

한국어 번역서가 나오면 다시 읽고 싶다. 어서 나오길! (기왕이면 3권도…)

리뷰: The End of All Things – John Scalzi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씨리즈 최신작. 노인의 전쟁 3부작, 조이의 일기, 휴먼 디비전을 생각하면 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휴먼 디비전이 뭔가 스토리를 풀다만 — 특히 “적이 누군가?”를 풀지 않고 — 상태로 맺어져서 매우 찝찝했던 걸 생각하면 다시금 짜증이 나지만 이 시리즈를 읽고나면 해결이 됨.
게다가 “마지막 행성 (Last Colony)” 나 “조이의 일기”에서 콘수가 deus ex machina 로 스토리를 마무리 지어버리는 거에 비하면 훨씬 나은 마무리.
노인의 전쟁 씨리즈 팬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내용.

휴먼 디비전이 12개던가 중단편을 한편씩 ebook 연재하고 모아서 출판했는데, 이번 작품도 중편 4개를 ebook 연재하고 모아서 다시 출판하는 방식이었다.
휴먼 디비전 결말 때문에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서 나올 때마다 읽었더니 아마존 ebook 시스템이 참 부러웠음.

제목인 만물의 종말 — 한국 출판되면 어떤 제목일지는 모르지만 내 맘대로(…) — 은 이번 스토리에서 주요한 세 진영인 지구, CU, 콘클라베의 종말을 의미하고 이걸 피해가는게 주 스토리.
이번에도 주인공은 윌슨이지만, 각 권마다 주역/화자가 다르다.
아래부터는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The Life of the Mind

중편 #1. 휴먼 디비전에 매우 찝찝한(…) “상자 속의 뇌” 이야기의 해답편(?). 그리고 드디어 흑막(?)의 정체가 드러난다. 주인공이 무려 프로그래머 + 프로그래머의 흥미를 돋울 것 같은 내용이 적당히 포함되어 있음. 윌슨은 단역 정도로는 나옴.

This Hollow Union

중편 #2. 무대를 콘클라베로 옮겨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휴먼 디비전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캐릭터인 하프테 소르발이 주인공. 콘클라베가 얼마나 결합력 약한 조직인지를 — 그래서 이 책 전체의 무대가 왜 이런지를 — 설득력있게 그렸다고 생각함. 윌슨은 조역 정도(…). 4개의 단편 중엔 단연코 내 취향.

Can Long Endure

중편 #3. 무대는 CU. 굳이 따지면 1과 4 사이의 이야기. 혹은 4의 서막 + 왜 4에서 CU가 그런 선택을 하게되는지에 대한 힌트 정도. 노인의 전쟁 전 씨리즈를 거쳐서 CU/CDF의 통치 구조가 이상하다는 점을 알게되는데, 그에 대한 반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 1에서 밝혀진 흑막이 거기서 뭘 얻어가는지(?)가 주 내용

To Stand or Fall

중편 #4. 시즌 피날레(?). 윌슨이 주역으로. 흑막의 사고 전개가 약간 작위적으로 보이긴했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었음. 휴먼 디비전에서 궁금했던 것 — 흑막, 왜 이런전개? — 가 해소되고, 첫 3부작의 후다닥 끝내는 느낌보다는 좀 더 괜찮았음.

리뷰: 삼체 – 류츠신

2015년 휴고 상 수상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는데 하여간 기사보다가 휴고 상 수상자가 중국인이란 내용을 보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무려 휴고 상 수상되기 전에 한국에 번역된 특이(…) 케이스인 것도 확인.

오늘 출/퇴근 길 + 저녁 후 시간에 읽어서 완독. 꽤나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이하의 내용엔 스포일러 성 내용도 있음. 아주 짧게 요약하면

  •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에서 얘기가 시작되고 현대까지 이어지는 이야기
  • 이데올로기 배포 수단으로 컴퓨터 게임이 이용됨(!)
  • 삼체 문제 가 이야기의 중요한 소도구

…라고하면 뭔지 알 수 없긴한데 여하간 추천작.
이 이후부터는 정말로 스포일러 포함.

소설의 배경인 문화대혁명 시기를 정말 잘 우려낸 느낌. 그리고 삼체 문제나 우주 배경 복사, 그리고 단분자 절단 같은 물리학 소재도 적당히 잘 비벼냄.

  • 쌍성계도 아니고 삼성계가 있다면 거기서 문명이 생존할 수 있는가?
  • 여기에서 생존해서 외계로 문명을 퍼뜨리려 한다면?
  • 우주적인 규모의 거리에서 의미있는 통신이 가능한가?
  • 우주에서 기습적인 침략이란게 가능한가?

같은 재밌을듯한 SF 소재를 써서 이야기가 진행되고…끝난다?
해서 알아보니 후속작이 둘 더 있다. 하나는 이미 영문 번역은 되었고, 나머지 하나(=완결)도 내년엔 나오는 모양.

한국어판 번역도 어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두 번째 이야기의 영문판을 읽고있어야겠음.
그런 의미에서(?) 존 스칼지의 “만물의 종말” (?) 이 어서 번역서로 나오면 다시 볼텐데. 흑흑.

리뷰: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 – 앤터니 호로비츠

둘째 태어나기 좀 전에 “셜록 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읽었던 것 같은데 그 후속이 나왔다.
이번에 다루는 부분은 “마지막 사건”과 “빈 집의 모험” 사이 이야기다. 즉,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셜록 홈즈와 제임스 모리어티가 싸워 추락사하고, 홈즈의 귀환까지의 공백 기간으 다룬 얘기.

이 책에서도 셜록 홈즈와 모리어티가 육체적으로 싸워야한 부분을 비꼬는 느낌이 좀 들긴하는데, 어쨌든 그 공백을 훌륭하게 살려낸 느낌.
주인공 격인 애설니 존스와 프레데릭 체이스 조합도 굉장히 잘 맞는 느낌이라 — 홈즈 + 왓슨 만큼 — 흥겹게 읽을 수 있더라.
읽는내내 얘가 걔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는데 여러 번 뒷통수를 막고 아주 살짝만 실마리를 잡아서 정말 진실의 끝자락 정도만 맞출 수 있더라.

실크하우스 때는 꽤 괜찮다정도 였는데, 이번 책은 정말 훌륭했다. 추리소설로써 괜찮은 점 + “네 개의 서명” (이 책의 주인공인 애설니 존스가 등장하는) 처럼 모험 활극같은 분위기가 섞여서 맘에 들었다. 실크하우스의 비밀 편을 중고로 판매한 것 같은데 다시 사야할 듯한(…).

리뷰: 야경 – 요네자와 호노부

고전부 시리즈 (애니메이션 빙과의 원작) 은 읽었었는데 나오키 상 후보였다는 말 + 알라딘 굿즈 (…) 에 눈이 멀어서 주문해봄.
장편이라고 생각했는데 — 왜 이렇게 착각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음 — 첫 단편인 야경이 휙 하고 끝나버려서 멍.
본격적인 추리물이라고 하기보단 미스테리 물에 가까운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고전부 시리즈는 뭔가 굉장히 편안한 일상 미스테리 물이었는데 이건 정말 본격적으로 묵직한(…) 내용이 나옴 — 그러니까 살인, 괴담스러운.
필체도 약간 달라진 느낌이지만 여전히 취향(..)이니 이 작가 책을 몇 개 더 주문해 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