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삽질

8월 말에 새 집으로 이사를 했다. 다만 전입 신고는 이번 주에야 했음. 어쩌다 그렇게 되었나를 적어보자면 이전 집 임대인이 “집도 안 나가는데 보증금을 어떻게 주냐” 따위의 소리나 하고 있어서. 아니 법대로 하자며. 게다가 전세금을 올려놔서 (1.2억이던 전세금을 1.5억에 내놨다) 안 나가고 있었음.

그래서 다음과 같은 파란 만장한 일정을. 어흑.

  1. 6월 초에 이사 가겠다고 이전에 살던 집 임대인에게 통보함.
  2. 7월 중순에 8월 말에 이사 갈 집 전세 계약.
  3. 8월 말에 이사. 그리고 이전 집의 계약 만료. 이걸 예상하고 이전 집 전세금만큼 대출 받았음. 월급 통장에 카드에 다 있어봐야 국민은행 이자율은 5.5%. 잊지 않으마(…).
  4. 계약이 만료되었으니 임차권 등기 절차 밟기 시작(8/30); 여러모로 바쁠 때라 법무사에게 맡겼다. 실제로 들어가야 할 돈 보다 10만원 쯤 든다. (실제 비용 자체는 임대인이 내지 임차인이 내야 하는 게 아님…) ((몇 가지 서류가 필요했다. 살던 집의 계약서, 주민등록등본, 집 도면 등등이 필요하다; 도면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발급해주는데, 오래된 집은 이게 없다. 하지만 없으면 손으로 대충(?) 그리면 됨.)) 가장 중요한 건 임대인의 ‘주민등록상 주소’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안 그러면 이 이후 과정에서 망할 수 있음. 여하튼 계약 만료 다음 날 가서 신청하고 +3일 후 다음 스텝
  5. (법원에서) 임대인에게 매일 집에 뻔히 있는 임대인들이 폐문 부재 (문이 잠겨 있었다)로 절차가 늘어지기 시작. (실제로 발송 후에 대략 +4업무일 쯤 걸리는 듯)
  6. 2차 시도 후 안되면 법원에서는 ‘임대인이 받은 셈 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법원에서 등기소로 등기 촉탁(?) 절차가 시작.
  7. 다시 2~3 업무일이 지나면 등기소에 등기 명령이 도착한다. 이때부터 등기부등본 조회할 때 명령 진행 상태가 보인다. 조사 대기 상태가 되었다가 하루 쯤 지나면 등본에 기재된다.
  8. 이제 전입 신고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전입 신고. 이게 대략 10/2.

8에 대해선 법무사 말에 따르면 계약 당사자 이외의 가족에 대해 (새로 이사간 집에 대해) 전입 신고를 미리 하는 것은 가능한데, 이게 판례에 따라 대항력 여부가 달라지니 난 귀찮아서 그냥 안 했음.

그리고 이전 집 임대인에게 가서 “2주 안에 진전이 없으면 지급 명령 신청하겠다”고 했더니 싸게 내놓는단다. 그리고 오늘은 계약금에 해당하는 천 만원을 받았음. 싸게 내놓으니 금방 나가는 구만. 이제 할 일은 임대인 스스로 말한 “이자는 내주마” 항목을 받아내야. 다음 임차인(=세입자)이 들어온다는 11/10 기준으로 하면 대략 130만원 정도를 받아야 한다. 과연 이제 무슨 뻘짓을 할지 기대가 된다.

결론:

이사 가고 싶은데 임대인이 돈 안주겠다 드립을 치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된다. 이사 계획을 세운다면 (임대인한테 돈 못 받는 부분은 대출이나 예금 등으로 메꿀 수 있다고 가정) 빨라도 2주, 내 경우처럼 임대인이 집을 비우거나 (비운 척 하거나?) 하면 한 달 가까이 걸리니 이걸 염두에 두고 진행하시라. 안 그러면 나처럼 한 달 씩 전입 신고 못하는 사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