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용자용 제품에 당연히 기대해야 하는 것

일반 사용자 용(consumer grade) 제품이라면 당연히 기대하는 몇 가지가 있다.

  • 별다른 매뉴얼 없이도 바로 쓸 수 있을 것
  • 어지간한 일로는 작동을 멈추지 않을 것
  • SW의 경우 업그레이드나 기능 개선에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하는 부분이 없거나 적을 것1

Microsoft Windows 가 진정한 일반 사용자 제품이 되었다고 느낀 건, 대략 이런 이유에서 Windows Vista가 처음이었다(7 쪽은 더 큰 개선이 있긴 하지만). 특히 세 번째 항목 때문.

이전에 Windows 새 버전을 설치하려면 대략,

  1. 사용하던 프로그램 데이터, 웹 북 마크, 문서, 기타 잡다한 내용들을 백업
  2. 새로운 Windows 설치
  3. 새로 프로그램 설치
  4. 1에서 한 백업 데이터들 복원

정도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Windows 98 –> XP나 Windows 2000 –> XP 업그레이드 설치는 많은 경우 재앙이었다. 95->98이야 뭐(……………….).

대략 Windows Vista 부터는 이 과정을 거쳐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돌았고 – 다만 XP –> Vista 는 워낙 구닥다리 프로그램이 많던 시기가 된지는 몰라도, 많은 프로그램이 호환성 문제를 일으키긴 했다; Vista 이후에 나온 7은 거의 안 그랬지만; – 사용자가 직접 뭔가를 해야 할 일은 적거나(Vista) 없다시피 했다(7). 2000/XP 시절의 사용자 데이터 백업 메뉴가 감지덕지하던 거에 비하면야…

얼마 전 회사 컴퓨터(총 2대) 업그레이드 설치 때(Windows Vista x86/x86-64 각각을 Windows 7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정도의 부드러운 이전을 경험한 건 아마 MacOS X Snow Leopard 업그레이드 때나, 이번 iPhone 업그레이드(iOS 4.2) 정도인 듯 하다. 이 경우는 그냥 “설치 시작” –> (시간 때우기) –> “설치 종료 확인” –> “새 OS 생각 없이 바로 쓰기” 가 되었음…

근데 근처 지인 몇몇이 android 업그레이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OS 업그레이드가 순탄치 않은 듯 – 앱이야 둘째치고, 데이터 백업 및 복원이 잘 안 된다는 점은 거의 충격과 공포; Google 서비스들이야 클라우드에 있는 데이터니까 그렇다 쳐도 나머지는.2

그런 점에서 Google이 매우 애를 쓰고 있는 듯 하지만, android는 각각의 기기 시장이 쪼개져있고(fragmentation; 단일 하드웨어가 아닌 아픔?), 개별 기기에서 다시 OS를 고치는 일이 있는(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그런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 Galaxy S처럼?) 상황에서는, 기기 하드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OS(+SW)간 연동 때문에 스스로를 일반 사용자 용 제품으로 만들질 못하는 듯…

PS. 어떤 의미론 MS 얘기하는 것 처럼,  OS 제조사 측에서 하드웨어를 직접 만드는게 아니라도 업그레이드 타이밍을 직접정하고, WHQL — 이거 Windows Phone에도 있나? —  처럼 하드웨어 연동 부분을 적절히 가이드해주는게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1. 많은 수의 SW들이 express-install / upgrade 처럼 알아서 바로 기본 값으로 설치/업그레이드하는 거라거나, FF 4나 Google Chrome 처럼 사용자도 모르게 업그레이드하는 걸 생각해보자. ↩︎

  2. 주변에서 스마트 폰 사용하면서,  안 쓰는 사람 수가 좀 적긴 하다. 당장 내가 있는 팀만 해도 10명 중 8명이 iPhone, 1명은 iPod Touch(…), 나머지 한 명이 GalaxyS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