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EWORK
Signal vs. Noise 라는 이름으로 37signals ((Ruby on Rails 를 만든 회사이기도 하고, 몇 개의 사용하기 쉽고 간결한 툴들을 만든다. 사실 저 프레임웍 자체도 이 툴들 중 하나를 만들다 나온 것.)) 에서 운영하는 블로그가 있다. 여 튼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 중 두 명이, 상당 부분 블로그 내용에 가깝게 책을 썼고, 이게 3월에 발매되었다. 이 책을 산 이유 중 하나는 광고 문구로, “각 종 사업을 시작해보려는 사람, 사업 중인 사람, 혹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썼다” 라고 되어 있길래 대체 무슨 소린가 해서. Jeff Atwood라거나 Joel Spolsky 가 추천하는 것도 있었고 …
간단히 요약하자면, 책 저자들이 작은 회사 – 요새 유행하는 용어를 쓰자면 강소 기업? – 를 잘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런 방향으로 “이걸 이렇게 생각해서 성공적이었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게 꽤 많고, 상당히 납득할만한 방식으로 서술해서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이걸 잘 돌려서 생각하면, 그냥 고용인 입장에서 봐도 납득할 만한 + 스스로 실천해볼만한 사항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의 권장(혹은 광고 대상?) 독자 층이 저렇게 잡히는 거 같지만.
책은 별로 길지 않다. 본문을 인용하자면,
Lots of things get better as the get shorter. Directors cut good scenes to make a great movie. (중략) We cut this book in half between the next-to-last and final draft. From 57,000 words to about 27,000 words. Trust us, it’s better for it.
더 짧게 만들면 더 좋아지는 것들이 많다. 감독은 명작을 만들어내기 위해 좋은 씬들을 잘라 낸다. (중략). 이 책의 최종 원고와 그 직전 원고 사이에 거의 절반의 양을 잘라 냈다. 대략 5.7만 단어에서 2.7만 단어 수준으로 줄였다. 믿어보자, 이게 더 낫다.
(REWORK 의 Progress – Build half a product, not a half-assed product 에서 발췌; 모든 저작권은 REWORK 의 저자들에게 있다)
즉, 더 나은 책을 쓰려고 양을 반으로 줄여서 그리 길지 않은 – 종이 책 기준으로 약 280 페이지 – 책이 된 것. 덕분에 읽는데 일주일도 안 걸렸다(…). 그리고 많은 내용이 이들의 블로그에서 말한 내용이다. 완전히 같지는 않을지라도, 저 블로그 구독하고 있다면 많이 본 얘기들이 나온다. 뭐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란게 저런 거 겠지만;;
책 자체는 중 주제 몇 개를 소주제로 쪼개서 간결한 그림 한 장 + 설명 한 페이지 ~ 세 페이지 정도? 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이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얘기한다. 특히나 벤처, 특히 IT 벤처업계의 상식이(???) 된 얘기들에 반하는 내용을 꽤나 직설적으로 말한다.
처음부터 이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거나, 몇 년 짜리 계획(혹은 사업 계획서)은 무의미하다거나. 상품만 파는 게 아니라 상품을 만들기 위한 지식도 팔고, 상품에 덤으로 나오는 것도 잘 팔면 된다거나.
벤처 캐피털의 도움을 받는 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Plan Z)라고 부르고 있고, “작은 회사가 좋은 점”에 대해서도 꽤나 길게 몇 개 소주제로 역설한다. 그리고 역시 자신들의 경험에 빗대어 사람을 어떻게 뽑을지, 그리고 지리적으로 넓게 분산되어 있는 팀은 어떤 지도 얘기한다.
맘에 드는 대목을 몇 개 꼽자면,
아이디어는 매우 값싸고 많다. 맨 처음 아이디어 자체는 비즈니스 전체에서는 매우 작은 부분만 차지할 뿐이고, 거의 무시할 수준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실행하느냐”다.
Go – Start making something,
더 작은 질량을 갖고 간다고 생각하자. 지금 당장이 가장 작고, 군살을 뺀, 가장 빠른 상태며, 앞으론 점점 살이 붙게 된다. 그리고 점점 더 변화하기 힘들게 된다.
Go – Less mass
경쟁자보다 더 쓰고, 더 팔고, 혹은 더 후원하는 것보다 더 “가르치려고” 하라. 경쟁자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일이고, 이건 일반적인 마케팅 방법으론 얻을 수 없는 “유대감(bond)”을 만들어 줄 것이다.
Promotion – Out-teach your competition
사업가는 왜 더 크게 보이려고, 딱딱한 언어, 공식 발표, 만들어낸 친밀감, 법적인 것들 등등을 왜 쓰는가? 마치 로봇 같다. 즉, 당신과 대화 하려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 설교하려 든다.
읽을 만한 글을 쓰자. 쓰기 위한 글을 쓰면 안 된다. 뭔가 쓰고 난 후엔 크게 소리 내서 읽어라. 대화하는 것처럼 들리는가? 그렇지 않다면 더 대화문같이 수정하자.
Culture – Sound like you
역시 인용된 모든 문구의 저작권은 REWORK의 저자들에게 있다. 이 책 꽤 재미있게 읽었다. 갑자기 찾아온 여름이 덥기도 하니, 약간은 가볍게 읽고 싶은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