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야할 길

학부 4년, 석사 2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보내고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뭐 6년간 컴퓨터 공학 – 내지는 통신/통신망 – 을 공부하고, 이제는 병역 특례로 3년 정도(군복무기간 단축되면 이것도 비례해서 단축하니 약간 줄어들지도 모릅니다)를 일하게 됩니다. 아마도 3년 이상을 일하게 될 것이고요

병역특례(전문연구요원) 자리를 얻기 위해 몇 군데의 회사나 연구소를 알아보고, 그 중 2곳 – 삼성전자 정보 통신 총괄과 NC Soft – 의 채용 과정을 거쳐서 삼성전자로부터 약 2주 전에 연락을 받았고, 어제 NCSoft의 내정 사실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삼성전자 TN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입니다. 연봉 수준도 높고, 연말의 PS/PI도 상당히 유명하죠. 덤으로 대기업스러운 복리후생을 제공해주기도 하고요. NCSoft도 소프트웨어 회사 중에는 국내에 몇 안되는 대기업입니다. (같은 대기업이라곤 해도 자본 규모 차이는 크지만요) NCSoft도 복리후생이 좀 약하다곤 하지만 대우는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고민을 가장 많이한 것은, 앞으로의 길입니다. 삼성전자 류의 회사에서는 40대, 50대, 그리고 그 이후의 사원들이 이미 존재했었고, 그런 과정을 어떻게 겪게되는지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반면에 NCSoft 등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그 역사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제가 하려는 프로그래밍 쪽 일들은 특히나 짧습니다. 지금 주류 프로그래머~팀장 되는 분들의 나이는 아직 40대가 없거나 거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즉, 아직 그 길을 가본 사람이 없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어젯밤엔 마음이 참 복잡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에는 결론을 맺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이고 – 그것도 소프트웨어 자체가 목적에 가까운; 삼성에 간다면 아마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HW의 종속이 아닌 – 이런 일을 한다면 그 선택 중 하나로 NCSoft에서 병역특례를 하는 것은 저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삼성전자 채용 담당자 쪽으로 메일을 보내고,

제가 NCSoft에서 병역특례로 3년 일하고, 해당 부문에서 계속 일한다고 할 때, 그 길은 가본 사람이 별로 없는 길 일 것입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일,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앞으로 달려가 보려 합니다. 수 년 후에 이 글을 다시 보고 잘 걸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게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