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코스믹코믹: 빅뱅을 발견한 사람들”

cosmiccomic

대략파인만이나로지코믹스같은 느낌의 책이다. 로지코믹스 때는 좀 덜했는데, 이 책과 파인만은 내용이 좀 비어있는 기분. (아래 사진이 두 책)

feynman-logicomics

그리고 전자책으로 구매했는데 폰으로 보기엔 좀 불편해서 결국 데스크탑으로 옮겨서 봄 — 종이책 살걸 ㅠㅠ.

개략적인 얼개는 빅뱅이론의 나오기까지의 이론적/실험적 증거를 찾아가는 여러 사람의 얘기를 좀 가볍게 다룬다. 예를 들어

같은 얘기를 모아서 빅뱅 이론이 성립되어간 과정을 이론/실험적 증거로 얘기한다. 잘 읽히고 내용도 꽤 흥미롭다.

근데 전개를 단편적인 에피소드 나열에 의존하는 거 + 너무 짧고 얕게 쓴 건 좀 불만이다. 여러모로 미묘한 책. 로지코믹스에는 만족하고 + 파인만 책에는 만족하지 못했다면 비추. (파인만 책 보다도 내용이 없어…)

리뷰: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LHC에 관한 책을 딱 한 권만 읽고 싶다면? 에 나온 책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을 읽다 느낀 점. 대학과 대학원을 거치는 동안 물리학이라곤 4학점 * 2학기 과목을 교양과목으로 신입생 때 들은 것 뿐이라 내 이해수준이 매우 조야하다는 것이 제일 컸고(…).

내 조야한 이해 수준에도 불구하고, 책은 매우 즐겁게 읽었다. 얇지 않은 책이지만 대략 이틀 만에 다 봄. “엘리건트 유니버스”를 읽고 나서 LHC가 만들어진다는 점에 대해 꽤나 관심이 있었는데, 여기에 더 궁금하게 만들고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해준 덕에 LHC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듯.

아래는 약간 방향이 다른 리뷰(…). 사실 이건 제가 책 내용에 대한 기반 지식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Orz.

1. 책의 전체 방향이랑은 조금 다른 얘기지만, 중간에 인용된 글 한 토막을 여기서 다시 인용해본다. (강조는 저자 분이 한 것)

패스토어 (로드 알랜드 주 상원의원): 이 프로젝트가 소련과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에게 제시하는 바는 없습니까?

윌슨 (페르미 랩의 설립자): 오직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술 발전에 있어서만 그렇습니다. 그 외에는 가속기는 이런 것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화가인가, 좋은 조각가인가, 훌륭한 시인인가와 같은 것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이 나라에서 우리가 진정 존중하고 명예롭게 여기는 것, 그것을 위해 나라를 사랑하게 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새로운 지식은 전적으로 국가의 명예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가 지킬 만한 가치가 있도록 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한국과, 한국의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한국을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로 만드는 부분을 늘리고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하니 굉장히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지더라. 정말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

 

2. LHC의 건설 비용과 운용 비용에 관한 것. 건설에 CERN이 사용한 비용은 6조 3000억 원. 그리고 검출기와 기타 시설 비용까지 추정하면 대략 10조 원 수준이라 한다.[1] 운영비는 연간 약 2250억 원, 각 실험 팀의 실험비가 약 40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한다.[2] 내가 국가 규모의 예산을 이해할 능력이 없긴 하지만, 이 비용이 정말 큰가? 특히 내가 이 글의 1에서 인용한 내용을 생각하면 정말 큰가? 사대강의 올해 예산이 10조 원이란 주장도 있는 걸 생각하면 말이다…[3]

예산을 더 들일수록 아마 그 기대 이익이 감소할 (수확체감; law of diminishing returns) 도로나 항만, 공항 같은 기반 시설에 돈을 계속해서 쓰는 게 유의미한가? (물론 기존 인프라를 유지 보수하는 비용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과학과 문화에 대한 `사회 간접 자본’은 만들 생각이 없는가? 하다 못해 건물만 번드르르 지어놓은 도서관에 책이라도 채워 놓아야 하지 않을까.

 

3. LHC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 구성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1. 물론 책의 내용에 따르면 LEP 실험 때 이미 다음 세대의 가속기를 생각해서 터널을 파놓았기 때문에 그 부분의 비용은 추가로 들지 않아서 이런 거라곤 하지만 []
  2. 책 446~447 페이지에 나온 내용 []
  3. 한겨레 신문의 보도 참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28782.html []

그래프 가지고 장난치지 말자

http://goo.gl/G97AW : 6월 3일자 매일경제의 기사다. ‘0을 포함하지 않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걸 실제로 0을 포함하는 그래프로 그리면 아래와 같은 형태가 된다.

매일경제의 잘못된 그래프

이 그래프를 놓고보면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걸 내가 다시 그려봤다. 다만 “정직한 연구자라면 마땅히 해야할 것 같은” 형태로 해봤다.

제대로 그린 그래프

이렇게 그리면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망자 수는 증가세인 건 마찬가지지만, 그 증가세는 훨씬 작아 보인다.

내가 대학원 시절에 배운 그래프 그리는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 모든 그래프는 y축에 0을 포함해야 한다.
  • 단, log 스케일로 그릴 때는 예외로 한다.

한국의 언론이란 것들은 이런 식의 그래프를 자주 그린다. 속지 말도록 하자. 그래프는 사실을 간결하게 전달해주긴 하지만, 해당 원자료의 신뢰도, 그리고 그 그래프를 그린 사람의 의도에 따라 완전히 왜곡된 정보가 담길 수 있다.

리뷰: The Grand Design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신작이다. 책 자체의 양도 적은 편이고, 다루는 주제도 간단(?)하다. 우주에 관한 심도 깊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철학(혹은 종교)가 답을 제시하는 수단이 과학이 되었다는 얘기.

스티븐 호킹은 이를 생명,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국의 질문이라고 해놨다.

  • 왜 (우주는) 허무한 공간이 아니라 무언가 있는 것인가?
  • 왜 우리는 존재하는가?
  • 왜 (현재 알고 있는) 특정한 자연 법칙이 있는 것이고, 다른 자연 법칙은 안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철학, 종교 등에서 뭐라하건간에, 과학의 힘으로 이에 대한 대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 신 따위의 별도 개념 없이 – 철학은 죽었다… 정도의 말을 하고 있다.

일단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에 대한 대답은,

중력이 시공간을 변형하기 때문에, 시공간은 국소적으로는 안정적이나 전체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우주 전체 스케일에선 질량이 갖는 양의 에너지가 음의 중력에 의해 균형이 맞을 수 있고, 전체 우주가 생겨나는데에는 제한(=질량-에너지 보존 법칙)이 없다. 중력과 같은 법칙이 있기에, (이 책에서 설명하는 방법에 따라) 무에서 우주가 자동적으로(spontaneously) 생겨날 수 있고,

이 자동적인 생성(creation)이 허무한 공간인 우주가 아니라 무언가 존재하는 까닭이고, 왜 우주가 존재하는지 이며, 왜 우리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여기에는 신이 우주를 시작한다(light the blue touch paper) 따위의 설명은 필요없다.

이다. 이 책 앞 부분에서 설명한 과학의 발전 – 고대의 사고 실험 수준에서 과학 혁명 시기로 이전해 가면서 나타난 실험/검증에 따른 과학적 방법론, 그리고 모델 기반의 과학들 까지… – 과 물리 법칙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현재 지구 상의 생명체와 비슷한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 물리 법칙들이 어느 만큼 변형될 수 있는지에 관한 얘기들 등등. 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각 후반부 챕터를 사용했다. 근데 이 설명이 좀 짧아서 아쉽다.

책 구매에 대한 평을 하자면(…) 책 자체는 굉장히 짧다. 왠간한 소설 책이 Kindle 에서 5000 줄 쯤 되는데, 이 책은 2387줄이다. 여기엔 용어집과 인덱스도 포함되어 있어서, 실제론 1800줄 수준이라 약간의 여유 시간만 있다면 읽을 만 하다. 어제의 알라딘 스팸(…)에 따르면 이 책의 번역서도 곧 나온다 하니, 원서 읽기는 귀찮은데 논리 전개(?)는 들여다보실 분은 번역서를 기다려도 괜찮을 것 같다.

종교 원리주의자들이라면 좀 많이 싫어할 것 같은 책이지만, 위대한 과학자의 반열에 오른(아마도) 우주의 존재에 관해 과학이 설명할 수 있다는 스티븐 호킹의 논리전개는 꽤나 매력적이었다. 그런 점이 이 책의 장점.

반대로 단점을 말해보자. 앞에서도 말했지만 너무 기본적인 얘기에 쏟은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궁굼한 영역(상세한 설명?)에 대해서는 설명이 수박 겉핥기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긴 하다. 그러니까 별 5개는 못줄 책…

리뷰: Complexity: A Guided Tour

현대 과학에 새로 생겨난(?) 분야 중 하나가 복잡계 과학이란 분야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명확히 정의되지 않고, 그 경계도 모호한 분야지만 여러 분야 – 생물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 수학, 기상학, … – 에서 나타나는 “복잡계”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용어이긴 하다.

이미 번역된 책으로 이머전스, 딥 심플리시티, 링크(linked), 동시성의 과학 싱크(sync) 같은 많은 책이 나와있긴 한데, 좀 묶어서 나온 책이 없다고 생각해서, 추가로 읽게 된 책이다.

책 초반부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복잡성에 관한 “하나의 과학”은 아직 없다. 복잡성에 대해 서로 다른 정의를 갖는 몇 개의 서로 다른 과학이 있을 뿐이다. 이 정의(notion)은 일부분에선 매우 수학적(formal)이고, 일부에선 그렇지 않다. 만약 여러 복잡성의 과학이 “하나의” 복잡성의 과학이 된다면, 이 서로 다른 정의가 어떤 관계인지 알게 될 것이다.

즉,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아서” 명확히 정의 내리긴 어렵고, 각각의 분야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분야에 관해 저자가 하나하나 설명하는 식으로 책이 진행된다(…).

책 전반에서는 “복잡성”의 의미를 저자가 생각하는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이에 대한 예를 굉장히 많이 든다. 링크에서 얘기했던 스케일 없는 네트워크 비슷한 내용이라거나, 여러 분야에서 공통으로 반복되는 상수라거나 구조 등등. 일단 복잡성 자체를 “계산”이라는 (그래도 불명확하지만) 의미로 묶고, 이에 대해서 잘 쪼개서 설명하고 있다.

책 자체는 굉장히 쉬운 문체로 쓰여 있어서 술술 잘 읽힌다. 내가 컴퓨터 공학 전공이라 그런지 “복잡계”의 특성으로 “계산”을 가지고 얘기하는 게 꽤나 편하게 들렸다. “파인만의 엉뚱 발랄한 컴퓨터 강의”에서 얘기하는 “계산”의 특성에 관한 내용과 열역학 제 2법칙에 관한 내용도 다루는데, 이 책은 설명이 좀 부실하다. 파인만의 ~~~ 책 쪽이 훨씬 설명이 나음. 더불어, 몇 가지 컴퓨터 공학의 경계(frontier)에 해당할 “유전 알고리즘”이라거나 “셀룰러 오토마타; 세포 자동자”에 관한 얘기도 많이 다룬다. 매스매티카의 울프람 씨 얘기도 많이 나오고, 유전 알고리즘으로 최적화된 셀룰러 오토마톤을 찾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저자 자신의 박사 논문에 해당하는 copycat 프로그램을 다루는 절은 좀 지루했다. 스킵해도 뒤에선 별 차이 없더라…

책 자체가 복잡성 과학이 적용된 몇 가지 분야에 대해서 예를 많이 든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인 듯 하다. . 전산학(계산; 자기복제; 셀룰러 오토마타; 유전알고리즘…), 생물학(유전; 발생; 신경계; …) 등등이 이에 해당.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자의 말을 이해 하는 게 쉬웠다. 이런 류의 책의 주 독자층은 적어도 한 두 분야는 약간씩 접해보았거나, 자기 전공과 관련이 있을 테니 꽤나 보기 쉽게 만들어줄 듯 하다.

덤으로 마지막 장에서 저자가 “이 복잡성 과학이 쓸모 없다는 반론이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 믿는다”라 말하고 있는데, 나는 대략 반반의 의견. 세부 분야가 정말 쪼개져버리거나 – 각 분야의 이해가 깊어지면서, 그 분야에 맞는 이론으로 고착화 되기 – 아니면 저자 말대로 하나의 과학 분야가 생겨나거나..

리뷰: 이중나선

요즘 출근길에 년초 사놓고 읽다만(…), “A Field Guide for Science Writers: The Official Guide of the NASW” 를 이어서 읽고 있다. 오전에 읽은 부분이 책 중간 쯤의, 21절이Narrative Writing 였다. 이 절의에 초반부에 “이중 나선”의 첫대목이 소개 되어 있었다.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한 크릭, 왓슨, 윌킨스 중 왓슨이 직접 쓴 책인데, 왓슨 자신의 관점으로 “크릭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설명하는 대목이 인용. 근데 이게 거의 절제된 소설 읽는 기분으로 착 감겨서 읽히길래, 퇴근길에 번역서를 질렀다. 원문이 좋아서인지, 번역이 매끄러워서인지는 알기 힘들지만(…), 퇴근길 버스 안 + 자기 전 책읽기고 후다닥 읽어버렸다.

DNA가 이중 나선 구조라는 것은 현재는 매우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50년 전만 해도 과학자들이 이 구조를 찾느라 정말 강력하게 경쟁했다. 이 경쟁 와중에 당시 박사 후 연구원이었던 왓슨이 크릭을 만나고, 윌킨스의 X선 회절 실험에 의존하고, 놀고(…), 운동하고, 여자 만나러 다니고, … 그리고 DNA 구조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정말 소설처럼 흥미 진진하게 – 책으로 썼다.

이 구조를 찾기 위해, 연구하고, 좌절하고, 좌절하고, 연구하고 … 하다가 최종적으로 상보적인 결합을 이루는 “아름다운 구조”를 발견하기 까지의 이야기를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당연한거지만), 써내려가는데 열심히 따라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폴링이 추정한 단순한 alpha-helix 에서 시작해서, 복잡한 삼중 나선, 그리고 (잘못된 염기 결합을 가정한) 2중 나선, 그리고 다시 생각해서 얻어낸 상보적인 이중 나선. 이 과정을 저자의 사고 흐름, 크릭이나 윌킨스 혹은 프랭클린 같은 주변 인물과의 대화 등등으로 잘 이어나가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 사실 책이 좀 짧다.

지금의 우리들이 생각하기에야 상보적인 이중 나선이 당연한거였지만, X선 회절법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면서) 어떤 구조인지(사실 나선에 대한 합의(?)도 책 중간에야 나옴) 짐작도 가지 않는 상황에서 추적해 나가는 과정이란건 꽤나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학의 수 많은 정리, 많은 물리학 이론이나 좋은(…) 자료구조가 그렇듯이, 완성된 무언가의 아름다움은 정말 각별한듯 싶다.

리뷰: The Greatest Show on Earth

Richard Dawkins 교수의 신간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을 읽었다. Kindle 판이 종이책의 북미 발매일에 나온 덕에,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한국어 판이 나온다면 아마 “지상 최대의 쇼: 진화의 증거” 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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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자체는 마지막 장의 마지막 문단에서 비롯된듯 하다. 물론 중간에 책 제목에 관한 언급도 있다. 하지만 난 마지막 대목이 맘에 드니 인용.

We are surronded by endless forms, most beautiful and most wonderful, and it is no accident, but the direct consequence of evolution by non-random natural selection — the only game in town, the greatest show on Earth.

우리 주위에는 끝없는 형태를 지닌, 가장 아름다고 경이로운 것들로 가득하다. 이건 우연이 아니며, 비임의적인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의 직접적인 결과다 — 우리 사는 곳의 유일한 경기, 지상 최대의 쇼(볼거리)다.

이전의 리차드 도킨스의 책들이 — 만들어진 신(God delusion)을 제외하면 — 진화가 무엇이고, 유전자는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실제로 진화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를 다뤘다면, 이 책에서는 “진화를 뒷받침하는 증거; 진화가 과학적인 사실이도록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다룬다.

크게 다루는 내용은 우선 진화가 “과학적인 사실”이며, “창조론자 혹은 지적설계론자”들이 주장하는 “단순한 이론”이 아님을 천명하고나서, “인공적인 진화”로써 인간에 의한 사육을 다룬다. 사육 혹은 종자선별에 의해 급속도로 “진화”한 개, 소 같은 가축이나, 양배추 같은 식물의 얘기를 한다. 그리고 우리 눈 앞에서 실제로 일어난 진화 — 실험실에서 박테리아를 가지고 혹은, 특정 자연 상태의 장소에 다른 종을 옮겨와서 이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 를 서술한다.

그리고 창조주의자들이 말하는 화석 증거의 허점 — missing link — 가 그다지 허점이 아님을, 그리고 화석 증거의 강인함(?)에 대해 다룬다. 화석 증거의 시간을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방사성 연대법이 창조주의자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약한 증거가 아님을, 나무 화석과 지층의 상대적 순서등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상당히 정확한 시계”로 쓸 수 있다는 점을 다룬다. 그리고 “어떻게 단 하나의 세포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인간처럼 복잡한 생명체가 될수 있는가”에 관해 발생학을 빌어 설명한다. 그리고 섬에서 볼 수 있는 종의 분화라거나, 종의 사촌 관계의 의미 — 인간은 침팬지에서 진화한게 아니라, 조상 종이 인간과 침팬지로 분화한 것이다 — 와, 각 종에 쓰여진(남겨진?) 진화의 기록들을 설명한다 — 예를 들어 돌고래가 꼬리를 위 아래로 움직인다거나, 아가미 대신 허파를 쓴다거나. 마지막으로 진화의 어쩌면 낭비적인 부분 — 진화적인 군비 경쟁 — 을 사용해서 “신 따위의 설계자는 없으며, 있다고해도 엄청 멍청하다”라는 설명을 하고,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인용하며, 지상 최대의 쇼 진화가 어떤 의미이고, 다윈이 이를 통찰한 것을 묘사한 것인지 설명하며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증거를 나열하는 식”이지만 지루하진 않다. 리차드 도킨스 교수의 글을 읽다보면 무척이나 부러운 일인데, 설명으로 사람을 흡입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열심히 읽고있게 된다. 지상 최대의 쇼라는 말마따나, 진화와 관련된 주제를 다룰 때의 소재거리는 정말 너무나도 풍부해서 읽는 재미가 :) …

 

나는 뿌리에 관심이 많다. 즉 어떻게 인간이 생겨났는지,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는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굉장히 궁굼하다. 진화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이었고, 그에 대한 “증거”, 왜 “과학적인 사실”이 되는지를 리차드 도킨스 특유의 명료하고 설득력있는 문장으로 서술한 이 책이 무척이나 맘에 든다. 태어난 나의 아이 — 그리고 사실 진화는 이 아이가 어떻게 인간인지에 관한 설명이기도 하다 — 를 돌보는 와중에 짬짬이 읽는데도 굉장히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 덕분에 잠은 좀 모자라지만;

영독을 할 수 있다면 알라딘 등지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 알라딘에 리차드 도킨스 매니아가 MD로 있음에 틀림이 없다 — 한 번 보는 것도 좋겠다. 아니면 리차드 도킨스 책은 한국어판도 일찍 나오는 편이니 몇 달간 참아가며 기다려도 기대를 배반하지는 않을 것 같다 :)

독서 잡담: 2009년 9월 11일

셜록홈즈 전집

Amazon Kindle 용으로 나온 셜록 홈즈 전집 (4대 장편과 단편집 모음)이 싸길래(USD 0.99) 질러놓고 읽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단편들 — 보헤미아 스캔들, 빈집 사건, 춤추는 인형, 빨강머리 클럽 — 을 일단 읽고나서 지금은 장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4개의 서명[1] 을 2/3쯤 본 상태.
아래는 어제 모처럼의 휴식 시간을 맞이해서, 카페에서 읽던 중에 된장질한 흔적.

dancing_men

사실 사기 전에 가장 걱정되던 부분이 저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셜록 홈즈 거의 전 작품들 중에 그림이 의미있는건 사실 이거 한 편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 부분의 그림들이 무척이나 선명하게 그려져서 만족스러웠달까(…).

여튼 책장 공간 추가없이 셜록 홈즈 전집이 손에 들어온건 무척 만족 중.

리차드 도킨스의 신작들

이건 신작이라기보단 다른 글들을 모아서 편집을 맡은 책이지만,  The Oxford Book of Modern Science Writing 의 페이퍼백 판이 나온다. 지금 Unavailable 로 나오는 Kindle 판도 아마 새로 뜨지 않을까 싶다(사실 그러길 바라마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정말로 신작인,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이 9월 22일에 발매될 예정이다. 킨들 판이 같이 나와줄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나와줬으면하는 간절한 소망이 ㅠㅠ

  1. 여기엔 예전에도 인용했던 문장인 “How often have I said to you that when you have eliminated the impossible, whatever remains, however improbable, must be the truth?” 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