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의 개발 방향

게임 개발자라고 써놓긴 했지만, 그래봐야 같은 학부, 같은 동아리 출신에 회사도 거의 비슷한 쪽인 세명의 IRC 대화 한 토막. PC 게임을 개발하는데 앞으로 하드웨어 성능 때문에 어떤 방향이 될지가 잠시 화제로 나온 부분을 스크랩.

[18:40:50] <s_a_i_> 바이오 쇼크를
[18:40:54] <s_a_i_> 어제 잠깐 시작해봤는데
[18:41:07] <s_a_i_> 그래픽이 흥미롭긴 하네요.. DX10 이 아니라 아쉬웠찌만요
[18:41:17] <r_c_-_r> ㅇㅇ
[18:41:26] <r_c_-_r> 쉐이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고
[18:41:30] <r_c_-_r> (요즘은 다 상향평준화된듯)
[18:41:37] <r_c_-_r> 아트웍의 승리..
[18:41:40] <rein> ..
[18:41:43] <rein> 아트웍의 양은
[18:41:45] <rein> 돈 아닌가
[18:41:46] <rein> …
[18:41:57] <rein> 약간 비관적인 전망이긴한데
[18:42:01] <r_c_-_r> 돈이지. 돈이네
[18:42:03] <r_c_-_r> 돈인데
[18:42:04] <rein> 한동안은 아트웍 위주로 퀄리티 승부가 나지 않을까
[18:42:08] <r_c_-_r> 돈만 많다고 되는것은 아닌..
[18:42:09] <r_c_-_r> 그럴듯.
[18:42:14] <rein> 생각외로 요즘 그래픽 카드 성능이 올라가는 건 바라기 힘들듯
[18:42:20] <rein> 카드 자체 성능이야 올라가지만
[18:42:23] <rein> 성능 좋은 카드 사는 사람들은
[18:42:24] <rein> …
[18:42:31] <r_c_-_r> 그러게
[18:42:41] <r_c_-_r> 기계 성능으로는 게임의 볼륨을 늘리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18:42:43] <r_c_-_r> 맵 커지고
[18:42:50] <r_c_-_r> 개체수 많아지고
[18:43:00] <rein> CPU랑 메모리 늘리는 쪽은 기본적으론 계속 되고 있으니?

전산 전공인 사람들이 게임하면서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고민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긴 하지만.

(위 대화의 근거가 되는) 최근 개인용 컴퓨터들의 경향이란게,

• 일반 사용자와 게임쪽에 대한 하이엔드 사용자의 그래픽 카드 성능차이가 매우 커지는 것 — 팀 스위니의 말을 빌리자면 100배 이상의 차이. ((인텔 GMA ??? 들과 nVidia GeForce 9800의 성능 차이란 것은…))
• CPU 의 멀티코어 화 — 싱글 스레드의 성능 향상이 사실상 벽에 부딪힘
• 메모리의 거대화 — 요즘 컴퓨터를 새로 구매한다면, 노트북이라도 2GiB 이하의 메모리를 단 시스템 찾아보긴 힘들것이다. 서브 노트북 급 중에 가끔 1 GiB가 있긴하지만 보통 그런 모델들도 1GiB 추가 옵션을 달고 있는 경우가 태반 ((내가 93년에 처음 만져본 컴퓨터의 메모리는 16MiB. 그 당시론 거대한 용량이었지만 요즘 내가 짜는 테스트 셋에선 테스트 데이터 잠시 로드하는데 16MiB를 쓰지(…) ))

뭐 이런 이유에서

• 아주 복잡한 그래픽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안 올라가서 힘들고 —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가 덜 보급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DX 10이 보급되는게 느린지도.
• 그래픽 효과를 더 쓰지 못하는 부분은 아트웍의 퀄리티/양으로 승부
• 메모리랑 CPU 병렬성은 증가했으니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많은 객체들을 처리하는 쪽으로 진화할듯
• 많은 객체를 렌더링할 때 그래픽 카드 성능을 극복할 수단으로써  scene graph 처리나 occulusion culling 같은 CPU 기반 기법들이 각광받을지도 ((Umbra Software 같이 해당 기반 기술을 파는 곳은 이익을 볼지도))

이런 쪽으로 개발 방향이 결정되지 않을까. 하드코어 팬이 수십만씩 있는 개발사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야 하드웨어 성능에 어느정도 제약을 당할거라고 생각 중.

ps. 컴퓨터 성능에 그런대로 관심있는 사람들의 대화임에 염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