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과정 기록(2): 단계별 진행

구직하는 동안 총 11개 회사에 지원하거나 문의 메일을 보냈다 — 문의 메일에 3개월 째 답장이 없는 카카오는 (당연히) 진행을 못 했다. 라인플러스는 입사 원서 쓰고나서 코딩 테스트 이메일 받기까지 4주+ 걸리더라. 이거 통과하고 나서 3주일 넘게 메일이 없어서 문의 메일 보내니 그제야 면접 일정 잡자고 해서 중간에 포기. 실제론 총 9개의 회사에 지원하거나 / 여기서 일해보면 어떨지를 얘기하는 정도까지 진행했다.

게임업계에 대한 회의와 동종업계 취업 제한 때문에 이 중 3곳은 초기 단계까지만 얘기하고 더 진행하지 않았다. 특히 이전 회사 임원으로 재직 했던 것 때문에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했고, “실질적으로 위험이 되지는 않지만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쪽은 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약간의 광고를 해보겠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이에 대한 게임유사 인센티브 시스템(gamification)에 관심이 있다면 에누마 코리아 ,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시프트업,알고리즘 트레이딩에 관심이 있다면 아퀴스 코리아에서 구인 중이니 한 번 보시라. 내가 같이 일해 본 훌륭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기획자 분들이 여기에 있다.

진행한 회사마다 실제로 밟은 단계의 수는 다양했고 — 한 번 얘기하고 제안받은 곳부터 시작해서 전화/온라인/대면 면접 포함해서 총 6단계인 곳까지 — 단계마다 적어도 1주일에서 2주일, 특이한 경우엔 3주일도 걸렸다. 경험한 단계들을 요약하면 이렇다.

1. 지원서 작성 및 제출

구직을 하려니 지인 소개로 만나 보러 가게 되는 경우처럼 내 이력서를 바로 보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지원서를 작성해야 한다. 회사마다 형식이 많이 달랐다. 간략히 분류하면 아래와 같다.

  • 고정된 형식 없이 커버레터/이력서만 요구하는 경우. 회사 형태에 따라선 영문 문서도 같이 요구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전 글에 쓴 것처럼 국문/영문을 모두 작성해서 이건 별문제 아니었다.
  • LinkedIn 에서 직접 지원하는 경우. 딱 한 곳만 이 방식이었다. 예전에 썼던 이력서 내용을 (거의 그대로) LinkedIn에 옮겼다. 여러 곳에서 이 방식을 쓰면 참 편하겠단 생각이 좀 드는데 아마 사람x이나 잡코x아 같은 데 쓰는 회사라면 그럴 수도?
  • 해당 회사에서 운영하는 지원 사이트가 있는 경우. 괴롭게도 했던 작업 또 해야한다. LinkedIn 내용 옮겨쓰기가 되는 게 아니라서, 이전 작성한 이력서 내용을 복붙했다. 이건 사이트 편의성에 따라서 시간이 극과 극. 하다보니 이력서에 있는 내용 짧게 붙이고, 추가 파일로 앞서 말한 이력서를 업로드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이런 사이트에서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를 봄. 예를 들어 학교 이름을 입력하는게 아니라 목록에서 골라야 하거나.(심지어 어느 캠퍼스인지까지) 어떤 곳은 고등학교도 기록해야 하는 경우(안 쓰면 오류나서 안 넘어감). 경력직 채용하는데 고등학교가 정말로 궁금해?

2. 대화의 시간

이력서를 보내고 나면 면접 날짜를 바로 잡거나, 회사에 따라선 우선 서로를 알아보려는 대화를 하자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후자는 주로 스타트업에 가까운 회사). 이 경우엔 회사에서 해당 부분을 담당하시는 분(혹은 분들), 그리고 지인이 있는 경우 지인 분과 회사에서 어떤 흥미로운 일을 하고 있고 거기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얘기하기도 했다. 대면인 적도 있었고, 온라인 대화(zoom 같은 원격 컨퍼런스 도구)로 진행한 경우도 있다.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까지도 얘기해봤다. 나는 이 단계에서 더 지원 상태를 유지할지/말지를 고민했다. (아예 동종업계 취업 금지 때문에 얘기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3. 전화 인터뷰

회사에 따라선 전화로 간단한 인터뷰(The Phone Screen – Joel on Software)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력서 내용을 확인을 하거나 아주 단순한 질문을 하는 정도로 진행했다. 대부분 30분 혹은 그 이하의 시간만 걸렸다. 면접보다 한 단계 앞서서 서로 안맞는 경우를 피한다고 생각하면 꽤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나중에 써 봐도?)

4. 영어 테스트

일부 외국계 회사는 영어 대화가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곳이 있었다. 대강 30분 정도 원어민과 대화하는 세션을 진행. 전문적인 업무 내용을 얘기한게 아니라 좀 평범하게(?)진행한 걸 보면 전화 테스트 대행하는 업체인 것 같더라.

5. 코딩 테스트

완전 자동화한 코딩 테스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고, 혹은 대면이나 온라인 면접 중에 대화하면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둘 다 진행한 경우도 있다. 이 주제에 대해선 할 얘기가 많아서 다른 글로 풀어보려고 한다. 특히 나는 자동화된 코딩 테스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전화 인터뷰의 대체재 정도로 생각해서 그렇다. 자동화한 코딩 테스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값이 회사나 테스트 설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하며, 상호작용 가능한 온라인/대면 코딩 테스트 쪽이 더 효과적인 시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6. 면접 (기술/설계)

전화 스크리닝이 없는 경우에는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서 내 경력이나 사용해본 기술에 대해서 얘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구직 경험이 있다면 다들 알다시피 이건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간략한 기술 질문이 있는 경우도 있고, 이력이나 사용 기술에 대해서 확인하는 질문도 많다 회사에 따라선 면접 일정을 하루에 몰아서(!) 하기도 했다. 회사에 따라선 거의 4시간 짜리 면접 시간이 잡히고 면접관 3팀-4팀을 만나기도 했다. 이 경우엔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더라.

일부 회사는 여기서 작은 규모의 설계 문제를 내기도 한다(나는 이런 회사를 더 높이 평가한다. 일정 경력 이상의 사람을 뽑는다면 이런 테스트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는 시스템 — 예를 들어 유저의 최근 방문지를 기록한다 치자 — 을 설명하면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구현할지를 묻는 류의 질문. 이에 대해서 종이나 화이트보드에 시스템 요소들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서 장단점을 얘기할 수 있어야하고, 특정 요소를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면접관은 여기에 대해서 면접자가 설명하지 않은/못한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추가 질문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유저 데이터를 저장할 때 consistent-hashing을 썼다고 하면, 왜 RDB를 안쓰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혹은,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replication 없이 단순 백업만 쓴다고 했다면 (가능한진 모르겠으나) 왜 이걸로 충분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7. 프레젠테이션

내가 해온 일 중에서 외부에 발표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고 질문/답변하는 세미나 비슷한 발표 세션을 요구한 경우도 있다 – 한 곳이 아님. 다행히 예전 발표한 것 중 그 회사에서 쓸 수도 있을 것 같은 주제를 찾아서 정리/발표했다. 이런 단계가 있을 줄은 상상 못했는데, 나중에 일정 레벨 이상인 사람을 뽑는다면 고려해볼만 한 것 같다.

8. 연봉 협상

일부회사를 제외하고는 현재 연봉 정보를 달라고 했다. 연봉계약서는 대놓고 “누설 금지”가 걸려있어서 작년 근로소득 원천 징수 영수증과 직전 월 급여지급 명세서를 보냈다. 회사에 따라선 경력 증명을 위한 학위 증명서, 건강보험득실확인서(혹은 이와 유사한 다른 서류)를 입사 전인데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이걸 영문 요약/번역해서 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9. 계약

DocuSign 정말 많이 쓰더라. 최종 오퍼 받을 때 email로 주요 계약 사항 확인 후 최종 날인(?)은 DocuSign으로 하더라. 이것도 COVID19 때문인가?;;;

앞서 말한 것처럼 각 단계마다 중간에 비는 시간이 있어서, 여러 회사에 대한 구직 과정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에 대한 오퍼를 받는 단계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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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uk Kim
SW Engineer / gamer / bookworm / atheist / femi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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