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흔히 울온이라고 부르기도하는 울티마 온라인;Ultima Online의 수석 기획자였던 라프 코스터;Raph Koster의 재미 이론을 다 읽었다. 원제가 A theory of fun for game design 인 것이 말해주듯이 컴퓨터/비디오 게임에서 재미란 어떤 것이고, 그것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 – 이 책에서 표현되는 “우리”는 게임 디자이너;기획자에 가깝다 – 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에 관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twentyeleven

사실 게임의 전반을 이루는 재미라는 요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거나 배울 기회는 없었다. 친구나 동료들과 얘기할 때에도 보통은 “이런 점 때문에 이 게임이 재밌다/재미없다” 라는 형식의 대화를 하게 되고, 학부 컴퓨터 게임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도 기술적인 부분과 서사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5throck님의 서평을 보고 이 책을 구매하고 읽게 되었다.

몇 일 전 포스팅에 살짝 쓰긴 했지만 번역 자체는 극히 일부분(그러니까 각주 번역)을 빼면 깔끔하다. 그렇지만 몇 몇 단어의 mis-reading 이라고 불러줄만한 부분은 조금 괴로웠다. 책 구성 자체는 왼쪽 페이지에 내용이, 오른쪽 페이지에 이에 해당하는 삽화/카툰?이 들어가 있다‡.

각설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게임의) 재미라는 것은,

어떤 패턴을 학습하게 되고, 이런 학습을 통해 느끼게 되는 쾌감

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면서도 묘하게 수긍이 가는 말인데, 사실 나는 이 보다 조금 더 있다고 믿긴하지만, 일단은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이 학습이라는 것을 잡음으로 부터 패턴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풀이하는데, 이 말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었다. 이건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게임의 재미다. 예를 들어서,

  • World of Warcraft에서 특정 레이드 보스에 대한 적절한 공략 방식(=패턴)을 발견한다거나,
  • Command and Conquer 3에서 멀티플레이어 게임에서의 특정 전략을 무력화 시킬 방법을 발견한다거나,
  • Eternal Sonata (=Trusty Bell)의 전투시스템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게 되었다거나(이건 전투 시스템에 관해서 나중에 포스팅 하나 할 듯),

이런 식으로 게임 내의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뛰어넘게 되는 것들은 상당히 큰 쾌감으로 다가온다.

라프 코스터는 계속해서 게임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실제로 재미를 주게되는 “학습의 경험”으로 바꿔주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나열하고, 이를 설명한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몰입감을 주는 요소로서 사용되는 일부 도구들에 대해서는 조금 약하게 생각한다라는 느낌이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한 “일부 플레이어가 지배적인 요소”가 되어버리는 현상 – FPS 장르의 게임에서 가끔 나타난다 – 에 대한 것도 조금 불확실한 해결책만 제시하고.(사실 이건 뭐라 그럴 문제는 아니고 각 게임에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뭐 그렇지만 게임의 재미를 분석한다는 것도 꽤 훌륭한 작업이었던 것 같다. 이런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어준 것도 좋았고, 그 동안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나 이건 정말 아니다 라고 생각했던 게임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 준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 개발자 – 프로그래머든 게임 디자이너;기획자든 – 라면 한 번 쯤 읽어봐도 손해는 아니라고 하겠다.

*

† 이제희 교수님과 권태경 교수님 두 분이 그래픽스, 네트웍, 그리고 게임 서사와 각종 구성 요소들을 강의하고, 실제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의 강연도 들을 수 있는 학부 4학년 수업이다. 학기말에 팀 단위로 게임을 제출해야하기 때문에 약간 터프하지만 재미있는 수업이다.

‡ 사실 이 구성 자체는 오른쪽 페이지에 해당하는 부분이 2003년 Austin Game Conference 발표 자료로 사용되었다는 데에 기인한다.

Published by

rein

나는 ...

4 thoughts on “리뷰: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1. 후…공략법에서 재미를 찾으니 변태공대장이 되는거 아님;;
    아무튼 근데 게임, 놀이 관련 이론들 다 들춰봐도 그다지 결론이 달라지진 않던.
    fun factor란 극히 주관적인 지표라는거. (문화 혹은 집단의 영향은 좀 있지만)
    자, 게임 만드는 사람은 내가 아니니 이렇게 무책임하게 말하고 도망가면 되는거빈다. ㄳ

  2. Fun factor 자체보다는 저 책에서 얘기하는 건, 음 -_-;
    일단 제일 중요한 요소가 학습이니, 게임을 학습으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듯함.

    + 게임의 최종적인 감정이 지루함이 된다고 하는데 흠좀무(…)

  3. Pingback: rein's world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