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에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에서 신들의 사회와 배틀스타 갈락티카라는 글을 보고 사게 된 책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질렀던 프로그래밍 유니버스Programming the Universe에게 우선순위가 밀렸던 지라 일주일이나 지난 오늘에야 다 읽게되었다.
[genie 9788989571391]
책 자체는 SF 소설이라기보단 소설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즉 과학과 연관된 무엇이 주인게 아니라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 외계의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인류가 일종의 "전제"로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용이 진행된다. 전체 배경을 인용문 하나로 요약한다면,
"Any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is indistinguishable from magic."
Arthur C. Clarke, "Profiles of The Future"
로 표현될 수 있다†. 즉 극도로 발달한 인류가 아직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세상에서 신으로 군림하면서 내용이 시작된다. 즉 문명 수준의 차이때문에 인류가 신세계의 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신으로서 "윤회/전생"을 통제하게 되는데, 과학기술을 통한 영혼(…)의 전송을 이뤄내서 끝없는 생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이런 기술과 힌두교 신화를 바탕으로 세상을 지배한다. 이 신세계에서 "새로운 인류(이주해온 인류말고)"에게 과학의 발달을 허용하는가 / 마는가로 인한 대립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여기서부터는 내용 까발림 / 네타바레)
소설의 전개 자체는 약간 특이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결의 1/3정도를 가져다가, 결(1/3) – 기 – 승 – 전 – 결(2/3)을 만드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덕분에 마지막 챕터를 읽다가 뭔가 이상해서(…) 맨 앞 챕터를 다시 읽게되었다. -_-a
소설에서는 이주해온 인류들 – 책에서는 <제 1 세대>라고 표현 – 이 힌두교 신화를 바탕으로 "신"으로 군림하고 과학과 기술에 대한 통제를 가하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이 상태에서 반란(…)에 해당하는 촉진주의 – 과학기술을 나눠주자는 사람들 – 세력들은 책의 주인공인 샘을 중심으로 불교를 일으키고, 힌두교‡의 신들과 싸워나가게 된다. 그리고 최종장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종교 세력이 하나 더 등장하게 되는데, <제 1 세대>지만 기독교 목사라서 힌두교가 퍼지는 것을 괴로워하다가 떨어져나간 세력이 하나 더 등장해서 종막을 향해 달려 가게 된다.
사실 이 책 소개에서 볼 수 있었던 "종교"의 SF적인 해석 / 과학기술이 문명 수준 차이에 이해 어떻게 해석될 수도 있는가에 관한 내용은 여러모로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약간 SF 적이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SF 적인, 그러면서도 소설적인 서사도 깔끔한 수작이었던 것 같다.
이젠 겨울의 스윗치가 켜졌다. 캄캄하고 긴긴 겨울밤, 읽을 책들은 늘어만 간다 :)
ps. 이젠 11월 초의 책더미 마지막(…)인 딥 심플리시티를 읽을 때다. 그리고 또다른 책더미를(얌마)
*
† 이 블로그를 계속해서 본 사람이라면 문명 IV에 관한 포스팅에서 이 문장을 봤을 것이다 ;)
‡ 사실 힌두교와 불교 모두 인도에서 발원한 종교다(발원 순서는 소설의 세계와는 반대지만). 그리고 <제 1 세대> 모두 해당 종교를 알고 있기 때문에 해당 종교를 이런식으로 흡수하자 라고 말하는게 참 인상깊다.
안녕하세요 :) 여기저기 링크를 타다가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 ‘특이한 구성’ 때문에 기-승- 까지만 읽고 한 번 포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 겨울에 다시 도전해서 끝까지 읽어야 겠습니다 :)
신들의 사회와 배틀스타 갈락티카…
사실 이 책을 처음 본지 꽤 되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대략 10년 전쯤인 1995년도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년도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한동안 이 책을 꽤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최근에 …
제가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책의 구성이나 내용이 쉽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꼭 좋아하시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튼 끝까지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
저는 이 책의 구성 등은 괜찮았는데, 작가 로저 젤라즈니가 너무 주제를 작위적으로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재미있게 쓰고 싶은데, 체면(?) 같은 것 때문에 다소 억지로 주제를 골라 우겨넣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소재나 이야기가 주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고민하다가 결정되었다기 보다는, 재미있는 설정이나 이야기를 만들고 나서 나중에 잘 섞이지 않는 주제를 인물들간의 대사로 대충 삽입해서 구실 맞추기를 한 느낌이 들어요.
polarnara / 다른 책을 추천해줬던 제 친구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하네요. 이번 도전에는 재밌게 보시길!
5throck / 5throck 님의 포스팅 덕분에 재밌는 책을 읽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민희 / 뭐 스토리 라인에 작위적인 부분(야마 얘기라거나 -_-;;)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