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건너뛴 김에 신문을 좀 읽는다고 보는데, 황당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는 연구 결과가 하나 소개되어 있다.
다음은, 중앙일보를 통해 소개된 연합뉴스의 보도 – 혈액형별 성격 “O형 □□□, A형 □□□, B형 □□□”.
연세대학교대학원 기술경영학과 류성일 연구원과 심리학과 손영우 교수는 21일 ‘혈액형 유형학 연구에 대한 개관’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 연구원과 손 교수의 이번 논문은 한국심리학회지 가을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류 연구원과 손 교수는 지금까지 보고된 국내외 학자들의 혈액형 유형론에 관한 연구 약 50건을 바탕으로 한 혈액형이 특정 성격유형을 보인다는 비슷한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점수를 합산하고 반대의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점수를 빼는 방식으로 혈액형별 성격 유형의 점수를 매겼다.
…라고 한다. 우리 시대의 개념은 어디에 있나요?
문제는 저것들이 스스로 데이터를 구성해내거나 한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논문들의 데이터를 요약했다는 것. 뭐 이런 방식을 메타 연구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저건 연구가 맞나? 일단 “혈액형 유형론”에 대한 연구라는 것들이 보통은 이미 “혈액형은 성격을 지배한다 혹은 영향을 준다”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 그러면 저런 데이터들을 어떤 가중치를 주고 – 사실 이것도 엿장수 마음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무엇을 해도 당연히 저런 식의 결론이 나올걸? 이미 내재된 편향 (bias) 이 있을테니.
간단히 말하면,
A와 A가 아닌 것이란 두 가지 가설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A를 주장하는 연구가 많이 포함된 이론을 50개쯤 가져다가 각 연구에 일정한 가중치를 두고 연구 결과를 종합(??)한다.
그리고 “A가 옳다”라고 주장한다.
인 상황인 것.
물론 혈액형과 성격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주변 환경, 혈액형 이외의 유전적 요인과 분리시켜서 해석했는데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다면, 당연히 그 이론을 믿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지금 저걸 연구라고 한거냐?
아 정말 상식이 존중받는 사회는 멀고 멀다.
저도 저 기사를 읽으면서 멍 했습니다. 저런 것을 연구라고 하고 발표를 하는구나라고요. 참 세상 재밌습니다. 트랙백을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꼬깔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의미가 있고/과학적인 방법론을 바탕으로한 연구가 많이 꽃피는 사회가 오길 바라고 있는데 참 어려운 일이네요;
ps. 트랙백 안되고 있는건가요; 서버가 학교 안에 있어서 특정 이름을 갖는 PHP에 접근이 잘 안될 때가 있습니다(방화벽이 잠시 차단해버립니다). 일단 조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흑흑
저렇게 논문 한편을 추가하고, 학교와의 계약을 연장하는군요..
저런거에 연장하면 그것도 조금;
큰일일세
큰일이죠(…)
Charles Simonyi…
고향집에 내려오는 길 + 고향집에서 읽을 요량으로 구입한 "The God Delusion"과 "통섭" 중에 뭘 먼저 읽을까하다가, 오는 길에서 읽기편한(…) 페이퍼백인 "The God Delusion"…..
역시 우리 학교는 막장이라능 =ㅅ=a 나도 이 기사 보고 조낸 황당해했던 기억이;;
학교 문제라기 보단 악령이 출몰하는 장소에 제한은 없달까(…)
사실을 모르고 매도한는 글이 있어 코멘트합니다. 일단 context를 알려드리면, 손영우교수님은 저의 석사지도교수님이고, 저는 지금 뉴욕대에서 인지/실험심리 박사 5년차입니다.
1. 그연구는 손교수님께서 한 것이 아니라, 류성일이라는 분이, 방대한 혈액형자료를 수집하여, 교수님께 수차례 찾아와 부탁하기를 함께 공저해 달라고 하여 논문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학생은 논문출판을 하고자 했고, 우리나라의 상황상 교수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혈액형 (솔직히) 따위 연구에 아무리 국내학술지라 해도 실리기 극히 어려울 것이었습니다.
3. 논문편수 왈가왈부 하는데, 손교수님은 그런연구에 이름을 넣는것이 오히려 (보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솔직히) 쪽팔리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연구에 이름 안넣고도 이미 부교수시고, 심리학과 미국내 랭킹 5위안에 드는 일리노이에서 박사를 하시고 미국에서 교수를 하시다 오신 분입니다.
4. 누구는 막장이다, 누구는 뭐다, 그러는데, 실제 연구하는 것은 여러분 혹은 일반인들이 봐서는 무슨소리인지 알수없는 그런것을 하기때문에, 기자들은 그런거 봐도 몰라서 기사화 안합니다. 빙산의 일각으로 기사화 되는것은 신문기자 수준에서 봐서 그냥 알만한거 이런게 기사화되는 것인데, 사실을 모르고 왈가왈부 하는 것을 보니, 이 글 쓰신분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짠 프로그래밍 소스코드 일반인들이 봤을때 모르듯이, 저희가 하는 연구도 일반인들이 봤을때는 마찬가지로 모르는 것들입니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사람들 아는 척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5. 원저작은 저도 읽어보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이런 틀린 논평을 쓰신 본인도 정작 원논문을 읽어보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글쓰신분은 신문기사조차 제대로 읽지 않았거나, 혹은 제대로 독해할 정도의 지적능력도 안되시는 듯합니다. .
혈액형이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아닌다, 를 연구한 것이 아니라, 혈액형과 관련한 여러연구들의 cross-study consistency를 연구한 논문같습니다 (기자가 요약한 것을 보면).
예를 들어, a라는 논문은 A형이 외향적이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b라는 논문은 A형이 내향적이다 라고 결론을 내리면 서로 상충하는 결론을 내린 것이지만, 반대로 두 논문모두 A형이 외향적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면 서로 일관적인 결론을 내린 것이겠죠.
이걸 연구한겁니다. 과연 여러연구들이 각각의 혈액형에 대해 비슷한 결론을 내렸는 가, 아닌가.
메타연구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런 단순한 비교도, 복잡한 통계와 수리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6. 혈액형과 성격이 관련이 있다고 믿는 심리학자는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하두 어이가 없어, 한국에 들렀을때 연구실가서 물어보니 그러더군요, 류성일이라는 분이 몇차례 교수님께 간곡하게 부탁하여 그렇게 되었다고.
그럼,
sw / 신문기사 내용만으로 각 연구간 결과의 일관성(이동네에서 이런 용어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에 관해 연구했다고 볼 증거는 희박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혈액형(따위)의 연구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공저자로 실었다는 점에서 공적 가치도 추구해야할 연구자로써의 함량 미달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이 글에서 제가 비판한건 저런 연구 결과에 대해서 포장 잘해서 내놓는 연구자의 태도(그리고 당연히 공저자들의 태도)와 언론의 태도에 관해 비판한거지 원저작에 대한 개략적인 비판이 아닙니다. 글은 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대체 당신이 써놓은 “혈액형과 성격이 관련이 있다고 믿는 심리학자는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하두 어이가 없어, 한국에 들렀을때 연구실가서 물어보니 그러더군요, 류성일이라는 분이 몇차례 교수님께 간곡하게 부탁하여 그렇게 되었다고” 라고 써놨는데, 그런 비판을 제가 한게 대체 뭐가 문제란 소립니까?
심리학계에서 실시된 연구, Milgrim 의 obedience and authority research, 는 역사의 한부분을 설명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던 중요한 연구였습니다. 독일의 holocaust 때 참전했던, 히틀러라는 독재자 앞에 시키는 모든 악독한 일을 거절없이 수행했던 독일군의 심리를 설명하는데 반영이 되었었죠. 이렇듯 여기서 논쟁이 되고 있는 혈액형 연구보다 훨신 의미있고 사회적 혹은 역사적으로 여러분야에 반영될 수 있는 연구는 많았습니다. 그 점이 이 연구의 의도와 활용도를 저희로 하여금 의심하게 한듯 보입니다.
하지만 작디 작은 연구도 없었던 것은 분명히 아니지요. 지금은 상식이라고 느낄만큼 당연해보이는, 이것을 발견해내기 위해 연구를 해야하나라고 느낄 정도의 연구도 분명 있었습니다. Skinner의 Operant conditioning, 즉, 보상을 함으로서 사람 혹은 어떤 동물들의 행동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벌을 줌으로써 행동을 자제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지만 두점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별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Skinner는 연구를 통해 그것을 증명해 냈습니다.
이렇게 상식이라고 느껴지는 작은 사실마저도 연구해내서 사실로써 증명해 내고 싶은 것이 과학자들의 Nature가 아닐까요? 그리고 지금 상식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분명 누군가가 연구를 통해 그것을 증명해 냈기에 우리들에게 상식이라고 받아들여 지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혈액형에 관한 것은 한국과 일본에선 관심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혈액형에 관한 글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것도 사실이거니와, 그것이 확실히 맞다 아니다라는 과학적인 증명이 아직은 부족한것도 사실인 줄 압니다. 그저 많이 떠돌고, 자주 인터넷에서 감지해 낸 나머지 그것들을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상식이라고 여겨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니냔 말입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고 부정당하기를 거부하는 것도 사람의 심리적인 요소라는 것은 심리학 계에서도 증명이 된 이론중 하나입니다) 과학적인 증명이 부족한 지금, 우리들이 사실이라고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이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반대라면?
그것이 정말인가 하는 마음에 시작한 연구라면 궁금해 하고 있는 우리들로썬 반겨야 될 연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분명 이 연구가 지금은 미흡할지 몰라도, 여기서 더욱 연구를 해 나가서 우리들이 지금은 알지 못하는 어떤 무엇인가가 나중엔 당연히 누구나 알고 있어야 마땅한 상식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닙니까? 상식의 폭이 늘어나는 것이지요. 인류 전체의 발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판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비난들은 어떤 관점에서 나오는 것인지요? 혈액형이란 단순한 토픽이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심리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봤을때 연구의 validity 와 consistency 가 떨어진 잘못된 연구라는 생각에서 나온 비난입니까? 짧게 “하찮다,”, “큰일이다,” 하시는 분들은 쓰진 않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비난을 설명할 잘 정리된 이유와 증거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결과의 일 부분만 나타나 있어 저는 비난할 마음도 옹호할 마음도 없습니다. 저의 의견은, 토픽 자체는 제가 생각해 봤을때 우리나라의 혈액형에 대한 관심상 분명히 심리학자로써 충분히 관심을 나타낼만하고 파해쳐 볼 만한 연구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과학은 언제나 작은 연구에서 발전해나가 큰것을 발견해 냅니다. 설령 아니더라도 심리학도 과학과 깊게 관련이 있는 분야이게 때문에 어떤 쓸대 없고 쉽다고 생각 되는 연구를 한다고 해도, 단지 그렇단 생각 만으로, 하찮다는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유없고 증거없는 비난은 자제 합시다. 설명할 수 있으십니까? 왜 비난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비난을 이 연구의 주인이 듣는다면 고개를 끄덕일지 아니면 웃고 넘겨버릴 지?
rein 님의 의견은 support 가 잘 됬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experiment 없이 이미 발표된 연구결과를 참고해서 정리한듯 낸듯 보인다는 말씀이니. 그것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palgarism 같은 거네요.
증거없는 비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몇 가지 이유에서 이런 형태의 혈액형 – 성격 연관성 연구를 매우 싫어합니다.
일단 저 연구 방법론을 문제 삼고 싶은데요. 심리학이 그렇게 쉽게 수량화(quantization)이 되는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물론 근 수십년간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수량화하는데 성공하고 있긴 하지만요. 특히나 “성격”에 관련된 부분은 수량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메타 연구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썼던 거고요.
ps. 주말동안 블로그 확인을 못해서 출근하고 나서야 댓글 달린거 보고 공개 처리 합니다.
[이유없고 증거없는 비난은 자제 합시다. 설명할 수 있으십니까?]
맙소사… 혹시 법학의 ‘증명책임’이라는 말, 들어 봤어요?
흐으음….
그나마 머릿속에 남아있는 싱싱한 기억을 기준으로 보자면,(작년에 고3!)
분명히 혈액형을 가르는 기준은,
혈액에 들어있는 적절한 종류(α, β, 혹은 α. β 둘다)의 항원과
역시 적혈구에 달라붙어 있는 적절한 항체의 종류(A, B, 혹은 A.B 둘다)에 따라 나눈다고 배웠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