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 등급 심의 제도에 관한 생각

오늘 가장 재밌게 본 게시판(…)인 게임물 등급 위원회(이하 게등위) 질문/답변 게시판을 보다가 든 생각이 있다.

“내 휴대폰에 있는 게임은 등급물 심의를 받았는가?”

그리고 이걸 가지고 몇 가지를 생각하다보면, 게임물을 사전 심의하는 행위가 위헌인지는 제쳐놓고도 – 적어도 나는 위헌이고 빨리 철폐 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 별로 잘 지켜지고 있지도 않은 제대론 사실을 깨닫게 되더라..

일단 내가 법학을 전공하거나 그에 관련된 일을 하고있지는 않기에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줍시다.

이야기를 풀어놓자면,일단 내 휴대폰은 2008년에 나온 삼성전자 SCH-W450 이다. 소위 Anycall이라고 부르는 피쳐폰… 여기에 게임이 딱 하나 들어있는데, T-Net 이란 홍콩 국적으로 보이는(적어도 DNS 등록지 주소는…) 회사에서 만든 게임이었다. 심지어 gamespot 리뷰 페이지가 있다.

근데 일단 “게임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33조 1항에 따르면, 등급물 정보를 표시할 의무가 있다. 일단 제작사는 이거 위반한게 된다. 그리고 32조 1항의 6번째 부분,

제33조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등급 및 게임물내용정보 등의 표시사항을 표시하지 아니한 게임물 또는 게임물의 운영에 관한 정보를 표시하는 장치를 부착하지 아니한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

에 따라 이걸 유통시키고 이용에 제공한 삼성전자와 SKT역시 불법 행위를 저지른 듯? 이거 같은 법 45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그리고 게등위의 규정에 따르면, 휴대폰 같은 모바일 장치용 게임은 게임 초기 화면에 3초 이상 내용 정보를 표시해야 한다는데 그런거 없다(…).

일단 게등위 게시판으로 신고(..)해 놨는데 이게 어떻게 처리될지는 꽤나 궁굼…

아니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사실 이런 사례가 아마 비일비재 할 것이다. 개인이 만드는 플래시 게임이나, 학교/학원에서 만드는 컴퓨터 게임 – 게다가 많은 수가 공유/배포 될테니 이미 법률 위반… – 들이 잔뜩 있다. 이걸 게등위가 다 검열심의 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이렇게 게임 자체의 이름을 걸고 유통되는 것만 있는가? 오늘 게등위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 중 제일 걸작이었던 것은 “곰 플레이어에 이스터 에그로 게임이 들어있는데 심의 안된 불법아닌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답변은 불법인 것 같으니 공문을 발송할 거라고…

내가 언급한 휴대폰 게임처럼, 한국에 유통되고 있는 수 많은 전자기기 – TV, DMB 플레이어 등 많은 수의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전자 사전, … – 에 미니 게임 형식으로 많은 수의 게임이 포함되어 있다. 이걸 다 심의 하겠다고?

아마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게등위가 생기기 이전에 작성된 게임도 심의 받아야하는 게등위의 구조적 특성 상[1] 아마 절대로 힘들 걸?

결국 합리적인 대책은 – 지금 국회에서 계류 중인 수준의 법이 아니라 – 전면적인 게임물 등급 심의 철폐 및 개별 게임 제작자(사) 혹은 이들의 연합체에서 스스로 등급을 부여하고, 이게 잘못된 등급이라면 사법처리하는 쪽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북미(미국+캐나다)의 ESRB도 이런 식으로 동작한다. 게다가 국민 전반의 수준을 낮게 보지 않는다면, 이런 사전 심의 제도가 정말 의미 있는지 궁굼하다.

노골적으로 성적인 내용을 다루거나, 폭력성이 강한데 등급이 낮다면 처벌하면 될 일이다. 이걸 지켜보는 눈도 많을테고(YMCA라거나 YWCA라거나…이런 쪽 지켜(?)보는 종교 단체나 NGO들 많다…) 실제로 등급 판정에 불만(?)을 갖는건 업계 쪽이나 개인, 이런 단체들 사이에 자주 있는 일이기도 하고.

  1. 위키 백과 내용을 토대로 썼음. 이건 사실 관계를 확인 해야함… []

Published by

rein

나는 ...

6 thoughts on “게임물 등급 심의 제도에 관한 생각”

  1. 사전심의란것이 국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성향이 강한것 같네요. 자율심의 혹은 민간의 자율에 맞기는 방법이 법이 최소한으로 관여하는것 같습니다. 불법 사행성 게임에 관한것도 아니고 당연히 후자가 그래도 좀 살게된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어울리는것 같은데 말이죠. 뭘 그리도 통제하고 싶은것인지 답답한 맘이 드는군요.

    1. 사전 심의란게 (적어도 한국에서 보면) 권위주의 정부의 유산이죠. 최대한 빨리 없어지고 민간에게 맡기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작은 정부를 주장한다는(실행하는건 아닌거 같고) 현 정권이 왜 이렇게 검열, 심의, 감청 같은건 좋아하는지 원…

  2. 그 위헌성을 들어 이미 15년 전에 사전 심의제를 철폐시킨 전례가 음반 쪽에 있음에도 게임에는 남아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 위헌 시비가 걸릴만한 부분을 교묘하게 회피했겠죠) 현실적으로 봐도 “유통되는 모든 게임” 이라는 부분이 모호한데다 지나치게 광의적이기도 하고요. 전면 철폐되는게 맞는 길이라고 봅니다.

    1. 그렇지만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그렇게 잘 고려해서 뭔가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서, 실제 당사자(게임업계? 인디게임 제작자들?)이 나서지 않으면 뭔가 안될거 같습니다;

  3. 심의비로 먹고살겠다는 사람들을 뭔수로 말리겠습니까. 없애버리고 다른걸로 벌어먹게 하는 수밖에…
    꼭 예전에 뭐 법인이 저작권으로 몇몇 개인 업로더들 벌금 합의 때리는걸 보는 느낌이란 말이에요. 그때는 범법이 명백했고 이번엔 크게 뭐 범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지만 왜 뭐 법인이랑 게등위가 똑같아보이는지 참 알수 없단 말이에요

    1. 법인의 저작권 관련 소송과는 좀 다른 얘기입니다. 그리고 본문 내용에서도 애기하고 있지만, 이 문제 자체는 “표현의 자유”와 “해당 심의 자체가 물리적으로 가능한가”에 관한 걸 말하고 싶습니다.

      전 왜 법인 고소건과, 게등위가 같아 보이는지 모르겠군요. 법인이 고소고발을 하는 것과, 게등위가 법 적용을 좀 더 자세히 보는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는 없어 보입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