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The Greatest Show on Earth

Richard Dawkins 교수의 신간 “The Greatest Show on Earth: The Evidence for Evolution” 을 읽었다. Kindle 판이 종이책의 북미 발매일에 나온 덕에,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한국어 판이 나온다면 아마 “지상 최대의 쇼: 진화의 증거” 가 될듯하다.

twentyeleven

책 제목 자체는 마지막 장의 마지막 문단에서 비롯된듯 하다. 물론 중간에 책 제목에 관한 언급도 있다. 하지만 난 마지막 대목이 맘에 드니 인용.

We are surronded by endless forms, most beautiful and most wonderful, and it is no accident, but the direct consequence of evolution by non-random natural selection — the only game in town, the greatest show on Earth.

우리 주위에는 끝없는 형태를 지닌, 가장 아름다고 경이로운 것들로 가득하다. 이건 우연이 아니며, 비임의적인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의 직접적인 결과다 — 우리 사는 곳의 유일한 경기, 지상 최대의 쇼(볼거리)다.

이전의 리차드 도킨스의 책들이 — 만들어진 신(God delusion)을 제외하면 — 진화가 무엇이고, 유전자는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실제로 진화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를 다뤘다면, 이 책에서는 “진화를 뒷받침하는 증거; 진화가 과학적인 사실이도록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다룬다.

크게 다루는 내용은 우선 진화가 “과학적인 사실”이며, “창조론자 혹은 지적설계론자”들이 주장하는 “단순한 이론”이 아님을 천명하고나서, “인공적인 진화”로써 인간에 의한 사육을 다룬다. 사육 혹은 종자선별에 의해 급속도로 “진화”한 개, 소 같은 가축이나, 양배추 같은 식물의 얘기를 한다. 그리고 우리 눈 앞에서 실제로 일어난 진화 — 실험실에서 박테리아를 가지고 혹은, 특정 자연 상태의 장소에 다른 종을 옮겨와서 이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 를 서술한다.

그리고 창조주의자들이 말하는 화석 증거의 허점 — missing link — 가 그다지 허점이 아님을, 그리고 화석 증거의 강인함(?)에 대해 다룬다. 화석 증거의 시간을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방사성 연대법이 창조주의자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약한 증거가 아님을, 나무 화석과 지층의 상대적 순서등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상당히 정확한 시계”로 쓸 수 있다는 점을 다룬다. 그리고 “어떻게 단 하나의 세포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인간처럼 복잡한 생명체가 될수 있는가”에 관해 발생학을 빌어 설명한다. 그리고 섬에서 볼 수 있는 종의 분화라거나, 종의 사촌 관계의 의미 — 인간은 침팬지에서 진화한게 아니라, 조상 종이 인간과 침팬지로 분화한 것이다 — 와, 각 종에 쓰여진(남겨진?) 진화의 기록들을 설명한다 — 예를 들어 돌고래가 꼬리를 위 아래로 움직인다거나, 아가미 대신 허파를 쓴다거나. 마지막으로 진화의 어쩌면 낭비적인 부분 — 진화적인 군비 경쟁 — 을 사용해서 “신 따위의 설계자는 없으며, 있다고해도 엄청 멍청하다”라는 설명을 하고,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인용하며, 지상 최대의 쇼 진화가 어떤 의미이고, 다윈이 이를 통찰한 것을 묘사한 것인지 설명하며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증거를 나열하는 식”이지만 지루하진 않다. 리차드 도킨스 교수의 글을 읽다보면 무척이나 부러운 일인데, 설명으로 사람을 흡입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열심히 읽고있게 된다. 지상 최대의 쇼라는 말마따나, 진화와 관련된 주제를 다룰 때의 소재거리는 정말 너무나도 풍부해서 읽는 재미가 :) …

 

나는 뿌리에 관심이 많다. 즉 어떻게 인간이 생겨났는지,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는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굉장히 궁굼하다. 진화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이었고, 그에 대한 “증거”, 왜 “과학적인 사실”이 되는지를 리차드 도킨스 특유의 명료하고 설득력있는 문장으로 서술한 이 책이 무척이나 맘에 든다. 태어난 나의 아이 — 그리고 사실 진화는 이 아이가 어떻게 인간인지에 관한 설명이기도 하다 — 를 돌보는 와중에 짬짬이 읽는데도 굉장히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 덕분에 잠은 좀 모자라지만;

영독을 할 수 있다면 알라딘 등지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 알라딘에 리차드 도킨스 매니아가 MD로 있음에 틀림이 없다 — 한 번 보는 것도 좋겠다. 아니면 리차드 도킨스 책은 한국어판도 일찍 나오는 편이니 몇 달간 참아가며 기다려도 기대를 배반하지는 않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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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n

나는 ...

6 thoughts on “리뷰: The Greatest Show on Earth”

    1. 리차드 도킨스의 글은 언제나 기대되죠 ~_~. 과학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딱딱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저 정도로 풀어내는 사람들은 흔하지 않기에 — 칼 세이건이나 파인만 교수의 글도 참 재밌긴하지만 — 즐거이 기다리게 되는듯합니다 ~_~

  1. 리차드도킨스닷넷 에서 신간 뉴스가 있길래 무슨 내용일까…하구 검색해보니
    벌써 읽어보시구 리뷰까지 해주신 분이 계시군요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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