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등인데는 다 이유가 있다

2등 기업이 괜히 2등 기업이 아니란 말을 할 때가 있다.

한국 내의 전자 회사 중 계속해서 2위만 하고 있는 LG 전자란 회사가 있다. 왜 2등일까? 1등이 잘해서?
사실 삼성전자의 분위기나 일하는 태도를 보면 그럴만 하단 생각이 든다 — 그렇게 빡쎄게 일하는 곳이 없거든 -_-;

하지만 LG전자에서 일하는 친구, 선배, 후배들 얘기를 보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일하는데 방해될 거리를 잔뜩 만들어요

초난감기업에서 봤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직원들이 높은 효율로 일하게 하려면 “능력개발” 만큼이나 “나쁜 환경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즉, 직원이 효율을 못내는 것은 언제나 직원 개인의 문제인게 아니라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가 직원이 일을 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

LG 계열사, 특히 LG 전자 쪽에 악명 높은 일 중 하나는 “LG파워콤 강제 할당+판매 / 인사고과 반영” 이다.

신문기사 인용, 시사한국 2007년 7월 2일자.

LG파워콤에 대한 그룹차원의 조직적인 지원이 내부 직원들의 반발로 이어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해 9월 계열사 직원들에게 초고속 인터넷 판매를 강제할당한 혐의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는 LG파워콤의 영업 행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략)

한동안 잠잠하던 LG파워콤의 강제할당이 다시 쟁점에 오르게 된 계기는 몇몇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등에 파워콤 신규 가입자 모집 글이 대량으로 올라오면서부터다. 한 동호회 게시판에는 ‘임시 파워콤 전용 게시판’까지 생겼을 정도. 한동안 LG 계열사 직원임을 밝히고 파워콤 가입을 부탁(?)내지 호소(?)하는 글로 도배되다시피 하던 이 게시판에 지난 4월 말 파워콤 영업점의 항의글이 올라오면서 영업점과 직원들 사이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게시판은 결국 5월 중순에 이르러 ‘사용중지’ 공지를 띄우고 폐쇄됐다. 그간 특정업체 임직원을 사칭하는 사기가 자주 발생하고 지나친 과열경쟁이 일어 게시판 사용을 중지하게 된 것이다.

(하략)

뭐 작년 여름즈음해서 클리앙에도 잠깐 LG 파워콤 판매 게시판이 생겼다 사라졌고(…), 잘 알려진 웹 게시판들이 저런 류의 판매글로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다 -_-;

최근에 병역특례로 LG전자에 간[1] 친구 A모군이 게임회사인 N모사로 이직하게 되었다.[2]

A 모군의 LG전자 입사년도인 작년(2007년)에 파워콤 강제할당 (1 인당 10개씩)이 들어왔다.

그리고 강제할당을 달성하지 못하면 인사고과에 불이익이 있다라고 했다.

통상적으로 신입사원의 입사년도에는 인사고과가 무조건 B[3] 로 고정되기 때문에, A모군은 3개를 팔고 배를 째고 있었다. 그랬더니 팀 전원을 그룹장이 불러서,

얘가 다 못팔면, 팀 전체의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

라고 설명(협박?)해서,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약 한 달간 껀당 LG파워콤에서 나오는 보조비 3만 + LG전자에서 나오는 12만 + 자기돈 10~20만을 꼴아박아 개당 25~3x만의 보조금을 쥐어줘가면서 억지로 팔았다. 그러고나니 그 회사에서 일하기 참 즐겁겠지?

이런 일을 겪고난 친구 A 모군은 병특 이직이 가능해지는 18개월시점에서 바로 이직 프로세스를 밟기 시작했다.[4]

 

내 학번 동기들, 그리고 내가 연락이 되는 한 두학번 위, 한 학번 아래 정도까지 애들을 보면, 주로 가게되는 기업이, 삼성전자, NHN[5] , LG전자, Nexon, NCSoft 등이다.[6] 근데 LG전자는 갔던 사람들도 한 두해 후에 거의 이직한다 -_-;; 자기 업무가 아닌 업무에 들어가는 시간이 많다고 -_-;;

비슷하게 동기 한 명도 저런 경우를 밟았고 (병특은 아님), 3년 선배 한 명도 2년 팔더니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 -_-;; 파워콤 꼴도 보기 싫다고(…)

LG 전자가 2등이 아니고 싶다면 멍청하게 파워콤이나 팔고 앉아있을게 아니라 자사 직원들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봐야 할 것이다.
같은 조건[7] 이라면 파워콤 팔아야하는 회사에 가겠냐 아니면 자기 업무 보는 회사에 가겠냐?

  1. LG전자 등의 회사는 전문연구요원만 가능해서 석사/박사 학위 소지자들만 가능하다 []
  2. 아쉽게도 내가 있는 N모사고 끌고오는건 실패 -_-;; 다른 동기들이 모여있는 N모사로 갔음 []
  3. A, B, C 그리고 거의 못받는 최고등급 S가 있음. B면 대략 평균으로 보면됨 []
  4. 사실 나라도 이런 환경이면 이러고 있겠음 -_-;; []
  5. 특이하게 다음은 거의 안거더라고? []
  6. 대략 이 순서는 내 주위에서 한 회사에 아는 학부 선후배가 많은 순으로 보면 된다 []
  7. 인센티브는 삼성전자가 많다-_-; []

Published by Jinuk Kim

SW Engineer / gamer / bookworm / atheist / femi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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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Comments

  1. LG의 ‘강제 할당’은 매우 유명하죠 -_-;
    그리고 다음은 제가 알기로 의외로 연봉이 짜기로 유명해서 잘 안 가는 듯 합니다.

  2. 아.. 충분히 이해가는.. -_- 가늘고 길게.. 만년 2위기업이죠 (장점이자 단점 –;;) 대신 계열사마다 다르지만 진급도 연차로 하는곳도 있고 .. 확실히.. ‘인화’의 사람중심 기업입니다 ㅋㅋ

  3. LG전자에서 도데체 어떤 직종이길래 자기업무 이외것 많이한다고 투덜하나요?LG전자 개발자들은 뭐 그런소리 잘 안하던데

  4. 아마도 다음은 연구소 위치가 제주도로 잡혀있어서가 아닐지.. ㅎ

  5. 그리고 7번은 휴대폰 파는 무선사나 LCD 아닌 이상에 이제 힘들어요 -_-;

  6. 비오 / 훗

    Eminency / 주변의 LG 전자 지인들이 저 소릴 하도 많이 합디다.
    다음은 연봉이 짠거군요; 흠;

    exdes / -_-;;;;

    나그네 / 제가 언급한 사람 중에 개발자 아닌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주인 중 절반은 석사 이상의 학력소지자고요.

    슈레인 / 현시창

  7. 일념 / 일잘하는 법 어쩌구, 팀장이 나서서 이전 코드 패치하지 말것 등등을 직접 지시하고 따라야한다거나 (…).

    근데 너무 자세히 말하면 화자가 누군지 특정될듯(…)

  8. 근데 삼성이 인센티브가 많다라….
    일해본 입장으로, 그건 인센티브가 아니고. 당연히 받아야할 본봉의 일부가 서류상 인센취급 받는다고 생각됨.
    평균 1주일에 8×5=40시간 근무 + overtime이 대략 20시간
    정도 일을 하는데…. 저게 다 월급이지.. 무슨 인센티브임…

    그러니 사업 삐끗해서 PS안나오면.. 이직자가 줄줄이 나오는거고….

    그치만.. 최소한 물건 팔아오라고는 안시키는듯…

  9. LG그룹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다른 회사라고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LG 다니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다니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아도 LG나 삼성이나 시키는 일은 딱히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연말에 주는 돈은 차이가 나지만 주 60시간 가까이 근무하는 친구를 보면 당연히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삼성의 근무환경은 직원들을 돈으로 매수해서 회사의 부속품으로 만드는 느낌입니다.
    LG의 할당은 직원들이 너무나 싫어하지만 그게 매번 있는 것도 아니고 2등, 3등 기업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보호무역 같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업무의 자율도나 근무환경을 보았을때 국내 다른 기업보다 못하다는 것은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저도 할당 나오는 건 너무 싫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렇게 하면서 돈을 좀 덜 받더라도 깔끔하게 주40시간 근무를 하고 싶습니다.^^

  10. lapiz / 네 전 형의 마지막 줄 때문에 이런 글을 썼죠. 직원에게 자기 업무 이외의 뭔가를 시키는건 좀 정신나간짓이라고 생각함

    gourri / 보호무역 어쩌구하는건 그룹단위로 생각하는 재벌문화에서나 가능한 얘기가 아닌가요?
    하다못해 주 60시간씩 일하면 그래도 경력이라도 쌓습니다.
    물건 파는게 R&D에서 경력이라도 되주나요. 게다가 그런거 생각 안한 사람 입장에선 그만큼 의욕을 떨어뜨리는 일도 없겠죠. 전 그 점을 지적하고 싶은거였습니다;;;

    저도 40시간 근무하는게 좋아서 S모사 안가고 지금 회사를 온거지만;;(SW개발이 하고싶은것도 있고요) LG전자는 적어도 저런 할당에 신경쓸게 아니라 “뭘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할 것 같아요.

  11. 음 LG가 2등인 이유는 자기 업무 외에 다른 걸 시키기 때문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파워콤이라는 이야기군. 그런 정책이 매우 좋지 않은 정책이란건 충분히 공감. 그런데 파워콤 할당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LG에 단 한 명도 없을껄? 경영진이 저 결정을 내렸을 때는 “그 큰 부정적 영향”을 감수하고도 “울며 겨자먹기”를 하는게 낫다고 판단한거겠지. 설마 LG 정도의 기업이 다단계 회사 정도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음. 그랬다면 진작 망했지 ;; 요컨데 일시적으로 좋은 인력이 기피하고 빠져나가는 쪽을 전략적으로 택한거지, 진짜 “정신나가서” 저런 짓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12. 수원 / 일단 경영진(정확히는 임원급)에게 저 전략은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자기가 추진하는 사업이 저런 “할당의 대상”이 되면 자신의 업무에서 일정량 이상의 실적은 무조건 확보 되겠죠.

    그리고 회사 전체로 봐도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어내는건 충분히 가능한 얘기같아요. 다만 그게 1위 기업이 될 정도로 지속가능하고/확실히득이되는 무언가가 아니란 의미일 뿐;

  13. 수원님 댓글에 많이 공감합니다. (LG전자 CTO 에서 병역특례 중입니다.)

    이 글을 보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팀원 분(책임급 8명)들께 여쭈었습니다. 제가 입사한 이래에 (2008년 2월) 한번도 할당은 없었지만, 대량 2, 3년에 한번씩 잊을만 하면 한번쯤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할당 자체가 강압적이거나 인사고과에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본문에서 언급하신 사례들 이야기를 했을 때는,

    ‘아마 사업부쪽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견이 대다수 였습니다.

    연구소/사업장 마다 분위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LG의 근무환경은 자유롭고 별도의 연구업무 이외의 부담은 매우 낮습니다. 또한 입사 반년째에 해외출장/교육을 보내줄 만큼 (지난 주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교육의 기회도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해 주신 낭비제거, 일잘법등은 전사적으로 권장되는 사양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하는 사람을 보상해주는 인센티브 성격이지,강제적으로 한달에 몇 개씩 써야되기 때문에 업무에 방해를 주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rein님 주변분들 중에서, 분명히 LG 전자에서 업무 이외의 압박으로 이직하신 분들이 많은 것이 명백한 사실이니 그것이 슬플 뿐이지요.

    끝으로, 그럼 어째서 LG전자는 어리석게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 할당을
    계속 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업들에게 점점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인력 풀을 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할당으로 얻는 악명은 최악의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사람들은 절대 경영진에서 할당의 부정적인 영향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할당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표현을 하더군요.

    ‘사채를 쓰는 사람들의 심정일 것이라고’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에, 최악의 선택인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슬픈 이야기네요.

  14. 그쵸…
    LG전자. 처음엔 제품품질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드림서비스라면서 뭐라고 생쇼떠는거보면 가관이에요…
    삼성보다 앞지르려면 갈 길이 멀어요

  15. xiah / 이직 프로세스가 완전히 완료되면 어느 연구소인지 가능하다면 공개해드리죠. 이미 이직 완료한 사람을 포함해서 공개하는 것도 생각해보겠습니다. 덤으로 간단히 힌트를 드리자면, xiah님이 나온 학교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연구소입니다.

    심지어 “연구소”에 있던 사람의 경우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리석게도 할당을 하는 이유는 “그래도 2등은 하겠지”라는 마음가짐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슬픈 이야기라기보단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거라 생각하고 싶네요.

    jaks / 품질에 대해선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그다지 떨어진다고 느끼진 않으니까요.

    제가 말하고자하는건 인력을 관리하는 면(업무 외의 것을 할당하는 것)의 문제를 지적하려는 겁니다.

  16. 그정도 까지만 말씀해 주셔도, 어느 연구소인지 알겠습니다.

    할당이 어리석은 정책이라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어째서 ‘2등은 하겠지’ 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

    슬픈 이야기라는 언급은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의 부정적인 측면을
    인정해야 하고, 그것이 확실히 해결되었다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를 덧붙이자면, 비약일 수 있겠지만 ‘병특이직 시점이 되면 회사를 옮기는 것이 보다 좋은 연구환경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라고 읽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 보통 순위를 말할 때 흔히 쓰는건 매출액이 그 기준입니다.
      할당을 하게 되면 강제로 생성된 매출이 어디선가는 생겨나죠. (그런 의미에서 수원형에게 남긴 댓글이 있는 거고요).

      부정적인 측면을 인정…이라기보다 인지한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 입니다.
      바꾸려 시도하던가, 자기가 떠나던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 글을 볼 수명~수십명의 후배들에게 LG 사정이 저 모양인 동안 다른 회사를 고려해보라는 얘기를 하는거죠. 그리고 부정적인 환경이고, 상대적으로 발언권이 약한 처지라면(예를 들어 병특) 떠나는거 말고 다른 수단이 있는지도 좀 궁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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